[한스경제=최지연 기자] 박유천의 은퇴 번복에 대중이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마약을 투약했을 경우 연예계를 은퇴하겠다고 선언하며 눈물까지 흘렸지만 거짓임이 드러났던 박유천이 복귀 수순을 밟고 있다. 대중은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 마약 투약 후 자숙→복귀 수순

박유천은 올해 1월 태국에서 팬미팅을 개최하며 연예계 활동을 지속해 나갈 것을 예고했다. 필로폰 투약 혐의로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후 5개월 만의 첫 공식 일정이었다.

지난달 8일에는 동행 박유환의 트위치에 출연하며 근황을 알렸다. 이날 방송에서 박유천은 팬들이 보내준 코멘트를 직접 읽으며 소통을 했다.

이틀 뒤인 지난달 10일에는 공식 인스타그램을 개설했다. 첫 게시글에는 "박유천씨의 공식 트위터와 인스타 계정이 오픈되었습니다. 앞으로 공식 SNS를 통해 유천씨의 다양한 소식과 새로운 모습을 전해드릴 예정이니 많은 사랑과 관심 부탁드립니다"라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이어 인스타그램에는 박유천의 촬영 현장 사진과 영상이 올라왔다. 화보 '썸데이(SOMEDAY)' 촬영 현장 사진과 영상이었다. 이에 지난달 20일에는 화보집 사전 판매를 시작했다는 공지를 올리기도 했다.

더불어 16일에는 공식 팬 사이트 개설을 알렸다. '블루 씨엘로(BLUE CIELO)'라는 이름으로 20일 오후 6시에 오픈할 예정이니 많은 기대와 사랑을 부탁한다는 안내 문구도 함께 있었다. 이어 팬 1000명과 함께하는 사인회도 가질 예정이다. 사실상 연예계 활동을 시작하는 것과 다름없다.

앞서 박유천은 2015년 천식으로 4급 공익 판정을 받아 서울 강남구청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대체 복무를 시작했다. 이후 2016년 6월 네 명의 여성에게 성폭행 및 성매매 혐의로 피소당했다. 4건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으나 이미지 타격은 피해갈 수 없었다.

지난해 4월에는 전 연인 황하나의 마약 투약 혐의에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유천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마약을 복용했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이 건에서 저의 혐의가 인정된다면 연예인 박유천으로서 활동을 중단하고 은퇴하는 것을 넘어 제 인생 전부가 부정당하는 것이기에 절박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라고 결백을 주장했다. 하지만 긴급 기자회견 이틀 뒤 황하나와 박유천이 함께 마약을 투약했다는 보도가 나왔고 박유천은 경찰에 자진 출석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검사 결과 박유천은 마약 양성 판정을 받았다.

국과수 결과가 나온 후에야 비로소 자신의 혐의를 인정한 박유천은 소속사와 법률대리인에게도 외면당했다. 씨제스엔터테인먼트는 "신뢰 관계를 회복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후 법무법인 측은 박유천이 자신의 행위에 대해 모두 인정하고 솔직하게 조사받고 있다며 박유천과 관련한 업무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박유천은 지난해 7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추징금 140만 원과 보호관찰 및 치료 명령도 받았다. 법원은 "마약류 범죄는 중독성이 있고 개인적, 사회적 폐해가 심각해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라면서도 "피고인이 구속된 이후 범행을 인정하면서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초범인 점, 2개월 넘게 구속돼 반성의 기회를 가진 점 등을 고려하면 현 단계에서는 집행유예를 선고해 재사회화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형벌의 목적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집행유예 선고 후 석방된 박유천은 "앞으로 사회에 많이 봉사하면서 열심히 정직하게 노력하겠다"라며 "팬분들께 미안하고 정말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 "대중 기만" vs "개인의 자유"

박유천의 이런 은퇴 번복 행보에 대중의 시선은 양측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마약이라는 중범죄를 저지른 이가 활동하는 모습 자체를 보고 싶지 않다는 의견과 집행유예 상태에서 활동을 시작하는 건 개인의 자유라는 의견으로 나뉘었다.

먼저 박유천의 복귀를 반대하는 이들은 그간의 자숙 후 복귀를 반복한 연예인들로 인해 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줄어들었다며 집행유예 상태에서 복귀하려는 것은 대중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자숙 기간 역시 1년도 채 안 된 시점에서 복귀를 논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한편에서는 과거에 범법 행위를 저지른 연예인이라고 하더라도 복귀 자체에 범법행위가 없기 때문에 복귀 시기나 활동 정도를 정하는 건 개인의 자유일 뿐이라는 의견도 있다. 분명 잘못한 부분은 있지만 다소 억울한 부분도 있다며 옹호하는 의견도 있다.

■방송법 일부개정법률안 관심

박유천이 방송 활동을 재개할 경우 범죄를 저지른 연예인들의 방송 출연을 금지하는 방송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더욱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7월 범죄 행위로 금고 이상의 실형이 확정된 연예인의 방송 출연 및 금지를 규정하는 방송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발의 당시 과도한 규제라는 반박도 나오며 관심을 받았으나 이 법안은 지난해 12월 23일 소관위원회에 상정돼 국회에 계류 중이다.

현행 방송법은 "범죄 및 부도덕한 행위나 사행심을 조장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유죄 판결을 받은 연예인들의 출연을 법적으로 제재할 수는 없다. 오히려 시청률과 화제성을 높이기 위해 범죄 행위를 저지른 일부 연예인들의 방송 진출을 돕고 있다. 한동안의 자숙 기간을 갖고 난 후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변명의 기회를 얻고 복귀의 기회를 얻게 되는 수순이 이어졌다. 이에 한 연예계 관계자는 "범죄 행위를 저지른 이들의 과거를 눈감아주는 방송계의 인식은 달라져야 한다. 방송은 불특정 다수가 시청하는 프로그램인 만큼 한쪽에 치우치는 행보를 보여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OSEN, 박유천 공식 인스타그램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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