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정인 기자]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온다. 프로야구가 기나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봄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정부는 1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을 16일 더 연장하겠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환자의 증가세는 주춤해졌지만, 곧바로 생활방역으로 전환하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정부는 프로야구 등 실외시설 운영은 단계적ㆍ제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KBO리그의 5월 초 개막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그동안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정부의 방침을 예의주시해 왔다. 조심스럽게 5월 초 개막을 목표로 준비해 온 KBO는 정부가 야외 스포츠 개최를 허용하면서 큰 부담 없이 개막일을 정할 수 있게 됐다. KBO는 21일 오전 10시 서울 강남구 도곡동 캠코양재타워에서 이사회를 열고 개막 일정을 논의한다. '5월 초 개막'이 확정되면 한국은 대만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프로야구리그를 개막하는 나라가 된다. 류대환 KBO 사무총장은 20일 본지와 통화에서 “저희로서는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정부 결정을 환영한다.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위기인데 다행히 국내에선 상황이 많이 좋아져서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다”라며 “5월 초 개막을 준비하고 있지만, 아직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방역에 최선을 다해 시즌을 무사히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밝혔다.
이르면 5월 1일 또는 5월 5일에 무관중 경기로 시즌 문을 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장에선 5월 1일 개막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144경기 체제를 유지하길 원하는 KBO는 아무리 늦어도 5월 8일에는 시즌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류 총장은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며 꾸준히 논의를 해왔다. 21일에는 결론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KBO 리그는 5월 초에 개막해 중단 없이 리그 일정을 정상적으로 소화한다면 144경기를 전부 치를 수 있다. 다만 더블헤더와 월요일 경기 편성이 불가피해 올 시즌 구단들은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할 전망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빈틈없는 방역체계 구축이다. 상황이 많이 호전됐지만, 확진자 ‘0’이 될 때까지 안심할 수 없다. 중도에 경기장 내 코로나19 감염 사태가 발생해 리그가 중단된다면 리그가 단축될 수 있다. KBO와 구단들은 코로나19 대응 통합 매뉴얼을 구단에 배포했다. 구단들도 철저한 방역 체제 구축에 나섰다.
한편, 프로야구의 5월 초 개막이 가시화되면서 프로축구 K리그와 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5월 내 개막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K리그는 5월 중순 개막에 무게가 실린다. 프로축구연맹은 24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K리그 이사회를 열고 개막일을 정할 예정이다. K리그는 원래 38라운드인 리그 일정을 27라운드(정규리그 22라운드·스플릿 5라운드)로 축소할 가능성이 크다.
KLPGA는 5월 14일 2020시즌 국내 첫 대회를 연다. 5월 14일부터 나흘간 제42회 KLPGA 챔피언십을 열기로 16일 방침을 정했다. KLPGA와 마찬가지로 올해 한 대회도 치르지 못한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코리안 투어는 6월 11일 제63회 KPGA 선수권대회로 시즌을 시작할 전망이다.
이정인 기자 lji2018@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