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1월 9일 해트트릭을 달성하고 환호하는 김도훈. /연합뉴스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축구 용어로 흔히 알려진 ‘해트트릭(Hat-trick)’의 기원은 사실 크리켓이다. 크리켓에선 타자 3명을 연속으로 아웃 시킨 투수, 축구에선 한 경기에서 3골을 넣은 선수의 기록을 의미한다. 크리켓에선 해트트릭을 기록한 선수에게 새 모자를 수여하며 축구에선 해당 경기에서 사용한 공을 준다. 해트트릭은 단순히 실력만으로 달성할 수 있는 기록은 아니다. 골 결정력은 물론 운도 따라줘야 한다.

출범 37년을 맞는 K리그에서도 다양한 해트트릭 기록이 작성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K리그 해트트릭에 관한 흥미로운 기록들을 공개했다.

◆최초는 김희철, 최다는 김도훈ㆍ샤샤ㆍ데얀

K리그 역사상 최초의 해트트릭은 지난 1983년 8월 25일 유공(현 제주)과 포항의 경기에서 나온 김희철(포항)의 해트트릭이다. 이를 포함해 지금까지 모두 128명의 선수가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128명의 선수가 달성한 해트트릭의 횟수는 총 189차례다.

‘왕년의 골잡이’ 김도훈(전북ㆍ성남)과 '유고 특급' 샤샤(부산ㆍ수원ㆍ성남), K리그 외국인 역대 최다 득점에 빛나는 데얀(대구)까지 3명은 각각 6차례나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이 부문 역대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그 중 샤샤는 2002년 3월 17일 부천(현 제주)과 2020 아디다스컵에서 혼자 5골을 뽑아 역대 K리그 한 경기 최다 골 기록을 수립했다. 그의 기록은 여태까지 깨지지 않고 있다. 한 경기에서 4골을 넣은 선수는 지금까지 총 6명이다.

개인 통산 5차례 해트트릭을 기록한 ‘살아 있는 전설’ 이동국(전북)은 다가오는 2020시즌 기록 경신에 도전한다.

평생 1차례도 하기 힘든 해트트릭이지만, 단일 시즌에 무려 3차례나 기록한 선수도 4명이나 된다. 1994년 포항에서 뛰던 라데는 그 해 3차례나 해트트릭을 신고했다. 부천에서 활약하던 세르게이가 1996년 2번째로 성공했으며 ‘토종 골잡이’ 김도훈(2003년)과 아산 최요셉(2014년)도 그 계보를 이었다. 미드필더 고경민(경남)은 3시즌 연속 해트트릭을 달성한 첫 번째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그는 2016~2018년까지 부산 유니폼을 입고 이 같은 기록을 세웠다.

◆최단 시간 해트트릭 기록은 ‘7분’

K리그 역대 최단 시간 해트트릭 달성 기록은 전북 이승기가 작성한 ‘7분’이다. 그는 지난 2017년 K리그 28라운드 강원전에서 전반 17분 첫 골을 포함해 7분 동안 무려 3골을 넣으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페널티킥으로만 해트트릭을 작성한 선수도 있다. 브라질 출신 공격수 호물로(부산)는 지난 시즌 4라운드 부천전에서 3차례 가진 페널티킥을 모두 성공해 K리그 최초 ‘페널티킥으로만 해트트릭을 달성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K리그 역사에서 해트트릭은 공격수들만의 전유물은 아니었다. 해트트릭에 성공한 수비수들도 나왔다. 2002 한일월드컵에 나섰던 ‘리베로’ 홍명보(전 포항)는 1996년 8월 25일 전북을 상대로 후반에 3골을 뽑아냈고, 수비수 최진철(전 전북) 역시 1998년 천안 일화(현 성남)를 맞아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도움 해트트릭'도 무려 46차례 나왔다. 유공에서 뛴 공격수 김창호는 1983년 7월 2일 포항전에서 K리그 역대 1호 도움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이후 지난해까지 42명의 선수가 총 46차례 '도움 해트트릭' 기록을 썼다. 도움 해트트릭을 2차례 달성한 선수는 김도훈, 강득수(럭키금성), 염기훈, 홍철(이상 수원)까지 총 4명이다. 김도훈은 득점 해트트릭 6회, 도움 해트트릭 2회를 하며 ‘K리그 기록의 사나이’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서울에서 뛴 콜롬비아 출신 공격수 몰리나는 2011년 8월 27일 강원전에서 3골 3도움을 올려 K리그 최초로 도움과 득점에서 동시에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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