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대형화·고급화’ 바람…대용량 제품이 매출 견인
삼성전자 모델이 수원 삼성전자 디지털시티 프리미엄하우스에서 국내 최대 용량 24kg ‘그랑데AI’ 세탁기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삼성·LG전자 등 가전업계의 ‘대형화’ 바람이 거세다. 의류관리가전, 식기세척기, TV, 냉장고 등 대용량 가전이 해당 제품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할 만큼 고객들의 ‘대형·고급’ 상품 선호도가 커지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국내 가정용 세탁기 중 최대 용량인 24㎏ 신제품을 출시한다.

우선 이달 말 출시되는 삼성 그랑데 AI 건조기·세탁기 24kg 신제품은 점점 더 많은 양 또는 부피가 큰 빨랫감도 한 번에 세탁하기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반영했다. 용량은 늘렸지만 외관 크기는 그대로 유지해 설치 공간의 제약을 최소화했다.

삼성 그랑데 AI 건조기·세탁기는 지난 1월 29일 출시 후 약 2달 만에 각각 3만대, 2만대를 넘어 설 만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번 대용량 신제품은 세탁기 컨트롤 패널로 건조기까지 조작할 수 있는 ‘올인원 컨트롤’과 세탁 코스에 따라 최적화된 건조 코스를 알아서 추천하는 ‘AI 코스’ 연동 등 그랑데AI 세탁기만의 차별화된 기능을 그대로 적용했다.

LG전자는 인공지능 DD(Direct Drive)세탁기 ‘LG 트롬 세탁기 씽큐’ 24㎏ 모델을 이번 주말 출시한다.

신제품은 최근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시험결과 이 제품은 타월, 베갯잇 등으로 구성된 24kg 용량의 세탁물을 한 번에 세탁했다. 세탁통의 부피는 기존 21kg 트롬 씽큐 대비 10% 이상 커져, 100g 무게의 수건 약 30장이 들어가는 수준을 갖췄다. 반면 제품 외관의 가로 길이는 똑같아 공간 활용도가 좋다.

여기에 빅데이터를 활용해 무게를 감지하고, 의류 재질을 판단해 최적의 세탁방법도 제시해 준다.

세탁기·건조기뿐만 아니라 ‘의류관리기’도 대용량이 인기를 끌고 있다. 삼성전자의 에어드레서는 올 1분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증가했는데, 대용량 모델 비중이 75%로 에어드레서 판매 전체를 견인했다.

에어드레서 대용량 모델은 상·하의 각각 5벌 등 가족들의 의류를 한꺼번에 관리할 수 있어 편리하다.

LG 트롬 스타일러는 지난 2월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 이상 늘었다. 특히 한 번에 최대 6벌까지 관리할 수 있는 대용량 제품의 판매량은 같은 기간 약 50% 증가하며 스팀 가전의 성장을 견인했다.

LG 디오스 식기세척기 스팀(DFB22M). /LG전자 제공

LG전자의 경우 식기세척기도 대용량 모델 선호도가 뚜렷하다. LG 디오스 식기세척기의 전체 판매량 가운데 대용량 모델인 3~5인 가구용(12인용) 모델의 판매량 비중은 올 들어 최근까지 90% 이상이다. 이 수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약 75%보다 15%포인트 이상 높다.

고객들이 내부 공간이 넓지 않은 적은 용량의 모델보다 식기류와 조리도구를 한꺼번에 세척할 수 있는 3~5인 가구용 모델을 선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LG전자의 의류관리기, 식기세척기 등은 100도(℃)의 트루스팀으로 살균, 세척, 탈취, 주름완화 등 성능까지 인정받고 있다.

롯데홈쇼핑에 따르면 TV도 지난해 전체 매출 중 65인치 이상이 68%를 차지했다. 냉장고의 경우 지난해 850L 이상 매출 비중이 73%였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1분기 초대형 TV의 판매량은 지난해 1분기보다 2배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자들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최상의 크기, 화질로 콘텐츠를 감상하기 위해 프리미엄 TV를 구매한 것으로 보인다. 신제품 출시 효과 또한 판매량에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는 지난달부터 2020년형 TV 신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 모델이 삼성 프리미엄 스토어 갤러리아 광교점에서 2020년형 QLED 8K TV 85형 QT950S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시장 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19년 TV시장에서 2500달러 이상 제품과 75인치형 이상 제품에 관해서는 각각 52.4%, 49.6%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김치 냉장고를 보면 대용량 스탠드형의 수요가 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스탠드형 김치냉장고 매출 비중은 2016년 61%, 2017년 64%, 2018년 86%에 이어 지난해 78%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는 사계절 내내 김치뿐만 아니라 와인, 육류, 한약 등 다양한 식재료를 보관하는 용도로 쓰는 가정이 늘어난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대용량 가전에 대한 선호가 커지면서 차별화된 용량과 편의성을 갖춘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며 ”각종 할인혜택 제공 등 마케팅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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