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오클랜드 '늦깎이' 팻 벤디트, 2이닝 무실점 성공적 데뷔

[한국스포츠경제 함태수] 메이저리그에서 20년 만에 양손으로 공을 던지는 ‘스위치’ 투수가 등장했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소속의 팻 벤디트(30)는 6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4-2로 앞선 7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그는 1995년 그레그 해리스(당시 몬트리올 엑스포스) 이후 20년 만에 빅리그 마운드에 서는 역사적인 순간을 만들어냈다.

벤디트는 먼저 좌투수로 나서 상대 왼손타자 브록 홀트를 1루 땅볼로 처리하며 메이저리그 첫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곧바로 인상적인 장면이 나왔다. 보스턴 우타자 핸리 라미레스가 타석에 들어서자 오른 손에 착용했던 글러브를 왼손으로 옮기고 우투수로 변신한 것. 양손 모두 사용할 수 있는 특수 글러브를 사용했기에 좌투수에서 우투수로 변신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밴디트는 라미레스에게 좌전안타를 맞았다. 하지만 마이크 나폴리를 2루수 앞 땅볼로 처리해 빅리그 데뷔 첫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후에도 밴디트는 우투수로 던졌다. 8회 잰더 보거츠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한 그는 무키 베츠를 우익수 뜬공을 돌려세우고, 블레이크 스와이하트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이날 밴디트의 성적은 2이닝 1피안타 무실점이다. 양손 투수의 성공 가능성을 알리는 호투였다.

2007년 뉴욕 양키스에 지명돼 프로에 입문한 벤디트는 마이너리그에서만 8시즌째 뛴 늦깎이 빅리거다. 원래 오른손잡이였으나 양손을 모두 쓰도록 가르친 부친의 영향으로 양손잡이로 성장했다. 오른쪽과 왼쪽에서 모두 사이드암 형태로 던지는 그는 빠른 볼과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뿌린다.

메이저리그 야구 규칙은 양손 투수에게 반드시 투구 전 주심, 타자, 주자에게 어느 손으로 던질지 알려야 한다고 규정했다. 이른바 '벤디트 룰'로서 타석 중간에 투구 방향을 바꿔서도 안 된다고 적시했다. 한국프로야구 KBO리그에서도 한화 이글스의 투수 최우석(22)이 양손 투수의 길을 개척하고 있다.

함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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