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대웅 기자] 5월 5일 어린이날, 프로야구가 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멈췄던 시곗바늘이 5월 5일을 기점으로 다시 움직인다. KBO리그가 개막을 준비하면서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2020년 프로야구의 문을 연 대만의 경험이 타산지석으로 떠오르고 있다.
 
◆ KBO 개막 3대 키워드 - 5월5일, 무관중, 144경기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1일 서울 양재동 캠코양재타워에서 이사회를 열고 2020시즌 프로야구를 5월 5일에 개막하기로 했다. 정규시즌은 무관중 경기로 진행되면 팀 당 144경기 체제가 유지된다. 우천 취소된 경기는 월요일 경기 및 더블헤더(7,8월 제외)로 소화한다. 더블헤더와 월요일 경기는 연장전 없이 진행된다. 더블헤더 때는 엔트리에 1명을 추가할 수 있으며, 2연전 시작 시점부터는 확대 엔트르(5명)를 시행한다. 정규시즌 예상 종료일은 11월 2일이며 포스트시즌은 11월 4일부터 시작할 방침이다. 한국시리즈는 11월 28일 종료를 목표로 한다.
빠듯한 일정을 맞추기 위해 7월 예정했던 올스타전은 취소됐다.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역시 종전 5전 3선승제에서 3전 2선승제로 축소했다. 11월 15일 이후 열리는 포스트시즌은 겨울의 매서운 추위를 고려해 모두 서울 고척돔에서 중립경기로 열린다. 11월 15일 이전 경기는 홈 앤드 어웨이로 진행된다.
류대환 KBO 사무총장은 "개막 초반 안전한 리그 운영을 위해 무관중 경기를 실시한다"면서 "코로나19 확산 추이에 따라 관중 입장률을 순차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5월 5일 개막에 따라 21일 개막한 팀 간 연습경기도 3경기씩 늘어난다.
경기 일정은 9월 30일까지 기존 스케줄을 그대로 소화하고, 코로나19로 치르지 못한 팀당 33경기 및 우천 취소 경기는 추후 편성한다. KBO는 애초 3월 28일 개막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한 달여 가까이 개막전을 갖지 못했다.
KBO는 원칙적으로 144경기를 모두 치른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시즌 중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리그를 전면 중단한다. 류 총장은 "확진자의 범위는 선수와 코칭스태프, 구단 관계자다. 이들 중 확진자가 나올 경우 3주 정도 중단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만약 리그가 중단될 경우 해당 기간 경기 수만큼 정규시즌이 축소된다. 팀 간 경기 수는 달라질 수 있어도 모든 팀이 똑같은 정규시즌을 치르는 게 원칙이다"고 강조했다.
개막전은 두산-LG(잠실), SK-한화(인천), KT-롯데(수원), 삼성-NC(대구), KIA-키움(광주)이다.
 
 

◆ 대만리그서 배울 점은
대만은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2020년 프로야구 리그의 문을 열었다. 한국과 대만의 상황이 똑같지 않지만 대만이 앞서 걸어간 발자취는 KBO리그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만은 11일 대만 타오위안 경기장에서 공식 개막전을 치를 예정이었다. 하지만 우천으로 하루 연기해 12일 타이중 인터컨티넨탈 경기장에서 개막전을 펼쳤다. 코로나19 확진자가 400명 이하였던 만큼 대만은 제한적으로나마 관중을 받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불특정 다수가 몰릴 경우 감염 확산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무관중으로 전환했다. 한국 역시 하루 확진자가 한 자리 숫자로 내려가는 등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감염 확산을 우려해 무관중으로 리그의 포문을 연다.
대만리그는 관중의 빈자리를 마네킹과 로봇으로 채웠다. 로봇 드러머가 북소리를 울리며 실제 응원단을 방불케 하는 응원을 선보였다. 또 경기장에는 필수 인력의 방송 취재진과 소수의 치어리더가 모습을 비췄다. 이날 경기장에는 선수단과 심판, 경기장 관리인, 취재진, 응원단 등 대략 200여 명 내외가 자리했다. 경기장에서 경기를 볼 수 없었던 일반 팬들은 온라인과 방송 중계로 야구 갈증을 해소했다. 
선수들도 하이파이브를 하지 않고, 침을 뱉지 않는 등 차분하게 경기에 임했다. 비말을 통한 감염을 막기 위해 대만 리그는 선수들이 즐기던 씹는 담배 이용도 금지했다. 협회 차원의 노력도 있었다.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각 팀의 이동 거리를 줄이고자 경기 편성 일정을 조정했다. 경기장과 선수단이 머무르는 숙소에선 수시로 방역이 진행됐다.
 
캠코양재타워=박대웅 기자 bdu@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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