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인삼공사 한송이·염혜선·오지영·채선아 재계약
한국전력 FA 최대어 라이트 박철우 영입
두 팀 공통점은 연봉 정보 모두 공개했다는 점
왼쪽부터 KGC인삼공사 한송이, 염혜선, 디우프. /KOVO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올 시즌 프로배구 남녀 V리그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일부 구단이 자유계약(FA) 선수 계약 조건을 투명하게 공개했다. 그동안 비밀리에 이뤄진 FA 계약이 마침내 정확한 액수와 함께 알려지면서 배구팬들은 구단을 신뢰하고 선수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기준을 확립했다.

여자부 KGC인삼공사는 20일 FA 자격을 얻은 네 선수와 재계약을 발표하면서 이들과 맺은 조건을 모두 공개했다. 리베로 오지영(32)과 세터 염혜선(29)과 각각 연봉 2억5000만 원ㆍ옵션 1000만 원, 연봉 2억3000만 원ㆍ옵션 2000만 원에 3년 계약을 체결했다. 센터 한송이(36), 리베로 채선아(28)와 각각 2년 연봉 2억 원ㆍ옵션 2000만 원, 1년 연봉 5000만 원ㆍ옵션 2000만 원에 재계약했다. KGC인삼공사는 “현역 국가대표로 꾸준한 경기력을 유지하며 팀 내 구심점인 선수들에 대한 평가와 구단, 선수 간 미래지향적 관계가 반영된 결과”라고 FA 계약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남자부 한국전력 빅스톰도 ‘FA 최대어’ 박철우(35ㆍ라이트)를 품으면서 맺은 계약 조건을 공개했다. 연봉 5억5000만 원에 옵션 1억5000만 원까지 포함해 3년 총액 21억 원이다. 역대 V리그 FA 최고액 조건이다. 한국전력은 예상을 깨고 거액을 투자해 박철우를 영입해 V리그에 돌풍을 일으킨 데 이어 투명한 정보 공개로 팬심까지 사로잡았다. KGC인삼공사, 한국전력보다 앞서 14일엔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도 이재영(24ㆍ레프트), 이다영(24ㆍ세터) 쌍둥이 자매와 각각 재계약, FA 계약(이하 3년)을 체결하면서 합의한 조건을 언론에 알렸다. 이재영은 연봉 4억 원ㆍ옵션 2억 원, 이다영은 연봉 3억 원ㆍ옵션 1억 원이다.

반면 이 같은 흐름에도 FA 계약 정보를 비밀에 부친 구단도 있다. 여자부 IBK기업은행 알토스는 김수지(33ㆍ센터), 김희진(29ㆍ라이트)과 재계약하고, FA 조송화(27ㆍ세터)를 흥국생명으로부터 영입하면서 연봉 및 옵션을 공개하지 않았다. FA 이다영을 흥국생명에 넘겨준 여자부 현대건설 힐스테이트도 내부 FA 김연견(27ㆍ리베로), 황민경(30ㆍ레프트)과 재계약을 발표하면서 조건을 비공개로 남겼다.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판단이다. 사실 구단은 선수와 계약 상황을 의무로 공개할 이유가 없다. 대형 선수의 계약 조건이 알려지면서 팀 내외적으로 다른 선수가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구단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분위기 속에서 KGC인삼공사, 한국전력, 흥국생명의 용기 있는 시도는 V리그 트렌드를 조금씩 바꿔나가는 데 상당 부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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