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소형준. /OSEN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슈퍼 루키’ 소형준(19ㆍKT 위즈)이 2020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수원 유신고를 졸업하고 1차 지명으로 KT에 입단한 고졸 신인 소형준은 스프링캠프 전부터 5선발로 낙점 받을 만큼 잠재력이 높은 유망주다. 이강철(54) 감독은 “소형준을 무조건 선발로 키울 것”이라고 선언했다.

캠프에서 구위와 제구력을 두루 뽐내며 눈도장을 찍은 소형준은 국내 자체 청백전 5경기에서 18이닝을 던져 15안타 3사사구 18삼진 5실점(4자책)으로 평균자책 2.00을 기록했다. 청백전에서 기대감을 키운 그는 교류전 첫 경기 선발로 나섰다. 2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이날 경기 전 만난 이 감독은 “ 스프링캠프, 청백전을 거치며 구위는 점점 좋아졌다”며 “기량 자체는 좋은데 판단은 타 팀과의 경기를 해봐야 할 수 있을 것 같다. 9개 팀을 최소 한 번씩은 상대해봐야 하지 않겠나. 일단 청백전은 통과했다. 연습경기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그게 A급 투수로 가는 시작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짚었다.

소형준은 프로 첫 경기에서 씩씩한 투구를 펼치며 이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6이닝 동안 5안타 2볼넷으로 1실점 했다. 총 투구수 81개. 스트라이크는 49개, 볼은 32개였다. 스프링캠프에서 최고 구속 시속 150km를 찍은 그는 이날도 시속 140km 후반대 빠른 공을 쉽게 던졌다. 최고 구속은 시속 148km를 기록했다. 타이밍을 빼앗는 커브, 체인지업, 투심 등 변화구도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마운드 위에서 신인답지 않은 두둑한 배짱과 침착함이 돋보였다.

위기관리 능력도 빛났다. 소형준은 4회 초 선두타자 정진호를 유격수 땅볼로 잡은 뒤 제라드 호잉(31)에게 2루타, 김태균(38)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으며 첫 실점했다. 후속타자 이성열(36)에게도 좌전 안타를 허용해 1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소형준은 침착하게 송광민(37)을 유격수 병살타로 유도해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이날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병살타 4개를 유도했다.

애초 소형준은 이날 5이닝을 소화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효율적인 투구로 5회까지 투구 수가 64개에 그치자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소형준은 선두타자 이용규(35)를 1루수 직선타로 처리한 뒤 정진호(32)를 삼진, 장진혁(27)을 1루수 땅볼로 요리하고 이날 등판을 마쳤다. KT는 한화를 4-2로 꺾었다.

이 감독은 “소형준은 아직 한경기로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예상했던 대로 편안하게 볼 수 있는 투수라는 것을 확인했다”며 “병살타 유도 및 볼넷 이후 위기 관리 등 신인답지 않은 운영 능력을 보여줬고, 커멘드도 훌륭했다. 다시 한 번 좋은 투수로 성장할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칭찬했다.

경기 후 만난 소형준은 “프로 첫 경기인데 긴장하기보단 설레고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볼넷 2개가 아쉬웠는데 병살타 유도를 잘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첫 등판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지만, 소형준은 만족하지 않았다. “아직 확실한 결정구가 없다. 우타자에겐 슬라이더, 좌타자에겐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던지는데 아직 부족하다. 실투도 줄어야 한다. 프로 첫 시즌이어서 체력에 대한 우려가 있는데 부딪쳐 봐야 알 것 같다. 팀이 가을야구에 진출하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한편,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선 SK 와이번스가 키움 히어로즈를 6-2로 제압했다. SK는 이날 윤석민, 제이미 로맥(이상 34), 고종욱(31)이 홈런포를 가동했고, 선발 박종훈이 5이닝 4피안타 2볼넷 2삼진 2실점(1자책)으로 호투했다.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선 삼성 라이온즈가 KIA 타이거즈를 4-1로 눌렀다. 선발 백정현(33)이 6이닝 4피안타 2볼넷 2삼진 1실점(1자책)으로 짠물투를 펼쳤다. 삼성의 새 외국 타자 타일러 살라디노(31)는 타선에서 유일하게 멀티히트(3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잠실구장에선 LG 트윈스가 두산 베어스를 5-2로 따돌렸다. LG 타선은 장단 10안타를 몰아쳤다. 두산의 토종 에이스 이영하(24)는 3이닝 4피안타 3삼진 1실점(무자책)으로 호투했다.

수원=이정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