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질문=일주일에 한번 주사로 맞는 당뇨병 치료제가 있나요?
답변=전에 한 달에 한 번 맞는 주사치료제가 개발 중이고 그 약은 인슐린이 아니라 인크레틴이라고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한 달에 한 번은 아니지만 일주일에 한 번 맞는 주사제가 최근에 한국에 들어와서 처방이 가능해졌습니다. 물론 인슐린은 아니고 ‘둘라글루타이드’라는 이름을 가진 인크레틴의 한 종류입니다. 인크레틴을 처음 들어보는 분도 있으니까 간단히 설명을 드려 보겠습니다. 인크레틴은 식사를 하면 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데 이 호르몬은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고 (혈당을 올리는 호르몬인) 글루카곤을 억제합니다. 인슐린을 올리고 글루카곤을 내리니 그 결과로 혈당이 떨어집니다. 이렇게 식사를 할 때 소장에서 인크레틴이 나와야 혈당이 잘 떨어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당뇨병 환자는 이 인크레틴도 부족하게 나옵니다. 당뇨병 환자가 혈당이 올라가는 이유 중에 하나이지요. 또 우리 몸에서 나오는 원래의 인크레틴은 분비가 되더라도 혈액 속에서 이를 분해하는 효소 때문에 수 분 이내에 그 작용이 끝나게 됩니다. 그래서 이 인크레틴의 작용을 더 강하게 더 오래 가게 하기 위해서 우리 몸의 효소에 의해서 분해가 안 되는 인크레틴을 개발하게 되었고 수 년 전부터 당뇨병치료제로 실제 쓰이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이 인크레틴도 인슐린처럼 주사로 맞아야한다는 것입니다. 처음에 나온 주사제는 하루 2회 주사를 맞아야했는데 최근에 소개된 이 약제는 일주일에 한 번만 맞아도 되니 큰 이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인슐린을 대체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인슐린을 맞아야하는 분들은 이 주사제로 치료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여러 장점이 있기 때문에 유용한 치료제 중의 한 가지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일 중요한 장점은 체중을 줄인다는 것입니다. 당뇨병의 근본 원인 중의 하나가 복부비만인데 기존의 당뇨병 치료제들은 비만을 더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 치료제는 식욕도 떨어뜨리고 체중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살이 찐 당뇨병 환자에게 매우 좋은 치료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뚱뚱하신 분들은 주사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고 시도해 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반대로 마른 당뇨병 환자에게는 이 약제를 처방하지 않습니다. 다른 장점으로는 (확실히 입증 되지는 않았지만) 췌장의 베타세포(인슐린을 만들어 내는 세포)를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고 여겨집니다. 저혈당도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주요한 부작용은 치료 초기에 오심(울렁거림)이 생기는 건데 극복이 어렵지는 안습니다. 이 약제는 인슐린만큼 강력하지는 않지만 기타 경구용 약제 보다 혈당강하효과가 강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뚱뚱하면서 혈당조절이 잘 안 되는 분들이 인슐린을 맞기 전에 시도해 보는 치료제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맞는 방법도 비교적 쉽기 때문에 일주일마다 병원에 와서 맞던 분들이 몇 번 지나면 스스로 맞겠다고 여러 개를 한꺼번에 타가십니다.
최일훈 원장은 대전 '새서울내과 영상의학과 의원' 원장으로 가정의학과 전문의다. 주 진료과목은 전반적인 당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