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사춘기 정점 퇴화하는 것이 정상…조기 발견·수술적 치료 중요

[한스경제=홍성익 보건복지전문기자] 우리의 양쪽 폐 사이에는 나비모양을 한 ‘흉선’이라는 신체기관이 있다. 다소 생소하지만 면역을 담당하는 T세포를 만드는 중요한 면역기관이다. 그런데 흉선은 신생아 때부터 자라기 시작해 사춘기를 정점으로 퇴화한다고 알려졌다. 성인이 됐을 때는 약 5~25g 정도의 작은 조직만 남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슴 중앙에 위치한 흉선(흉선 중앙 붉은색은 흉선암), 성인이 돼도 퇴화하지 않은 흉선에 종양이 생기거나 크기가 비정상적으로 커지면 흉선암, 중증근무력증 등의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제공= 고려대구로병원

하지만 성인이 되어도 흉선이 퇴화하지 않고 그대로 남아있는 경우가 있는데, 퇴화하지 않은 흉선에 종양 등이 생기거나 비대해지면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흉선종으로 불리는 흉선암과 자가면역질환인 중증근무력증이 흉선에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흉선암, 4기 5년 생존율 24~40%…증상 뚜렷하지 않아 뒤늦게 발견

흉선암은 흉선을 구성하는 상피세포가 과다증식해 나타나는 악성종양이다. 국내 암의 0.3%를 차지할 만큼 드물지만 이것 역시 다른 장기로 전이될 수 있어 조기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 보고에 따르면 흉선암의 5년 생존율은 초기의 경우 74~79%로 높지만 3기는 약 33~50%, 4기는 약 24~40%로 진행할수록 생존율은 급격히 낮아진다.

흉선암의 발병연령은 40~60세이며 주로 여성에서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흉선암이 발생하면 일부에서는 기침, 흉통, 흉부압박감, 호흡곤란 등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대부분 증상이 뚜렷하지 않다. 때문에 건강검진 시 흉부엑스레이검사를 통해 우연히 발병사실을 아는 경우가 많다. 흉부엑스레이에서 흉선암이 의심되면 흉부CT를 받아야하며 조직검사를 통해 최종진단하게 된다.

흉선암은 병기에 따라 다양한 치료법을 시도할 수 있지만 수술로 흉선을 완전히 절제하는 것이 최선의 치료로 여겨진다.

김현구 고대구로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암의 병기와 조직학적 형태에 따라 항암치료, 방사선치료도 고려될 수 있지만 수술로 암을 완전히 절제하는 것이 치료 및 재발방지를 위해서도 최선”이라며 “흉선은 성인이 된 이후에는 별다른 기능을 하지 않기 때문에 절제에 따른 부작용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면역체계 파괴하는 ‘중증근무력증’

중증근무력증은 전신에 있는 근육의 힘이 일시적으로 빠지는 질환으로 자가면역질환의 하나다. 전신의 모든 근육에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다리 근육 기능의 저하로 걷는 것이 어려워지거나, 호흡에 필요한 근육의 힘이 빠지면 자가 호흡이 불가능해 인공호흡이 있어야지만 숨을 쉴 수 있다.

일반적으로 면역기능은 외부에서 침입하는 유해 물질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는데, 면역기능이 비정상적으로 강화됨으로써 정상조직을 손상시키는 질환을 자가면역질환이라고 한다.

중증근무력증의 원인이 뚜렷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중증근무력증 환자 15%에서 흉선암이 발견되고 65%에서 흉선 크기가 비정상적으로 커지는 흉선비대증이 나타나는 것에 비춰 흉선이 면역체계에 이상을 일으켜 중증근무력증을 유발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수술하지 않으면 평생 약 복용해야…로봇수술로 흉터 최소화, 완벽 절제

중증근무력증은 면역억제제, 스테로이드 등의 약물로도 치료가 가능하지만,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하므로 수술이 가능한 환자에서는 발병 이후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수술하는 것이 좋다. 수술치료는 흉선을 절제하는 것으로 발병 이후 가능한 빨리 수술하는 것이 예후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현구 교수는 “기존에는 가슴 중앙 부위를 절개하고 흉선 절제를 했으나 가슴 중앙에 큰 흉터가 남을 수 있고, 현재 시행되고 있는 흉부 접근을 통한 흉강경 수술은 갈비뼈 때문에 시야확보가 쉽지 않아 완벽한 절제가 어려운 단점이 있어왔다”며, “최근에는 로봇수술로 명치부분에서 접근함으로써 흉터를 최소화하면서도 흉선을 완벽하게 제거할 수 있는 방법들이 개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흉선암과 중증근무력증의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두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도 알려진 바 없다.

김 교수는 “흉선 질환들은 뚜렷한 증상도, 원인도 밝혀지지 않았으므로 정기적인 건강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 가장 중요하다. 건강검진 시 흉부 엑스레이 검사나 CT 촬영을 통해 흉선 이상여부를 꼭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홍성익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