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매매가·전세가 간극 좁혀져…초기 부양 부담↓
전문가 "중저가 위주 갭투자 활기 띨 가능성 多"
서울 아파트 단지 전경. /연합뉴스

[한스경제=황보준엽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부동산 규제 영향으로 집값이 조정되며 다시 '갭투자'를 저울질 하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공인중개업소 뿐만 아니라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에 까지 '전세 안고 매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일반적인 매매 문의는 줄었지만, 갭 매물을 찾는 이들은 많다"고 22일 말했다. 집값 하락이 이어지고 있는 영향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이런 내용의 글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보통 갭 투자 과정에서 대출 문제나 지역을 찾는 질문이 많다.

갭투자는 주택의 매매 가격과 전세금 간의 차액이 적은 집을 전세를 끼고 매입하는 투자 방식이다. 가령 3억원 짜리 아파트에 2억6000만원의 전세가 있다면 나머지 금액인 4000만원만 원 집주인에게 주고 집을 사는 구조다. 이런 방식이 투자에만 활용되는 것은 아니다. 실수요들도 주로 사용하는데 보통 전세 세입자가 있는 경우 입주가 몇 년간 미뤄질 수도 있어 집값이 시세 보다 저렴하기 때문이다. 

장점에 비해 단점도 극명하다. 갭투자는 전셋값 급락 혹은 수요가 급격히 쪼그라들어 역전세난이 발생하면 '깡통주택'으로 전락할 수 있다. 이 경우 매수자 뿐만 아니라 현 세입자에게 보증금 반환을 해주지 못하는 등 피해를 줄 수 있어 위험도가 높은 매수 방법이다.

이런 위험에도 최근 집값이 조정받으면서 한동안 뜸했던 '갭투자'가 다시 활기를 띠는 분위기다. 집값이 하락하자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갭'이 좁혀져 대출이 안되더라도 전세를 안고 주택을 구매할 경우에도 초기 자금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전세가는 오름세를 보이는 반면 아파트 매매가는 계속해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 들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1월 0.72% 2월 0.24% 3월 0.16%로 상승세가 여전하다. 반면 매매가는 이달들어서 부터 하락세로 전환하거나 상승폭을 줄여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추세가 지속된다면 다시 한번 '갭투자'가 기승을 부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출규제로 자금 마련이 어려워 진 가운데, 적은 초기자금으로 ‘내집마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충분히 갭투자가 활성화되기 좋은 조건"이라며 "지금같이 자금 마련이 어려울 때 매매가와 전세가 사이 간극이 좁아지면 매입에 나설 이들이 많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해당 전문가는 갭투자가 강남까지 확대되기 어렵고, 중저가 아파트 위주 지역에서 갭투자가 나타날 것으로 봤다. 현재 강남3구(강남·송파·서초)의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은 모두 50% 이하를 밑돌고 있다. 송 대표는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노원구 같은 지역은 갭투자가 있을 법하다"며 "그러나 강남은 매매가 대비 전세가가 낮은 편이라 당장은 강남에서는 갭투자 이뤄지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황보준엽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