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고혜진 수습기자] 서울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140만원의 현금을 생존자금으로 지원한다. 

서울시는 서울 소재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2개월 동안 월 70만원씩 지급하는 소상공인 긴급지원책을 진행한다고 23일 밝혔다. 

지원대상은 서울 전체 소상공인 57만개소 가운데 41만개소다. 2019년 연 매출액 2억원 이하 영세 사업주로, 단 유흥업종이나 사행성업소는 제한된다. 

전체 예산은 41만명에게 140만원씩 지급해 총 5740억원이 소요된다. 서울시는 다음달부터 온라인 신청을 받고 6월부터는 오프라인 신청을 받아 최대한 조기 지급한다는 입장이다. 광역자치단체 중 소상공인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것은 서울시가 처음이다.

다른 공적 재난기본소득과 중복 수령도 가능하다. 서울에 거주하는 4인가구 소상공인이면서 중위소득 100% 이하면 현재 진행 중인 서울시 재난긴급생활비 40만원에 정부가 지급 예정인 긴급재난지원금 100만원을 지급받는다. 여기에 서울시 소상공인 재난기본소득 140만원까지 더하면 280만원을 사실상 현금으로 받는 것이다.

앞서 서울시가 여론조사업체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8%는 코로나19 사태로 가족의 수입이 감소했다고 답했고, 가족 중 1명 이상이 실직했다고 답한 비중은 17.6%로 나타났다. 가족이 실직을 겪은 가구를 보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25.7%였고 생산서비스직이 21.7%였다. 반면 사무관리 및 전문직종은 14.8%에 그쳤다.

하지만 5600억원에 달하는 예산 마련이 문제다. 서울시는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고 부족하면 진행하고 있는 다른 사업을 취소하거나 연기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재난긴급생활비 3271억원과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5200억원(서울시 부담률 30% 적용 시)만 해도 당장 85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이번 소상공인 생존자금까지 더하면 코로나19 사태로 서울시가 재난기본소득 명목으로 부담해야 하는 금액만 1조4000억원을 넘어선다.

이미 소상공인 지원책 중복 소지가 있어 현금 복지 정책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서울시는 19일에 5인 미만 소상공인 사업체를 대상으로 지원하던 ‘서울형 고용유지지원금’의 대상을 모든 소상공인 사업체로 확대했다.

또 지원 대상자도 기존 사업체당 1명에서 최대 9명으로 늘렸다. 서울형 고용유지지원금은 소상공인 사업체 근로자가 무급휴직하면 주소와 국적에 상관없이 하루 2만5000원씩 월 최대 50만원을 2개월 동안 지급하는 제도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한 비상상황으로 서울의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보릿고개에 직면한 현실에서 사각지대까지 두텁게 아우르는 비상대책 가동이 필요하다”며 “서울시뿐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가 일상을 회복하고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전국적인 자영업자 생존자금 도입이 반드시 필요한 만큼 정부와 국회 차원의 논의도 간곡하게 요청한다”고 말했다.

고혜진 수습기자 khj@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