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정진영 기자] 핫펠트 예은이 데뷔 이래 첫 정규앨범을 발매했다. '1719'라고 명명된 이 앨범은 예은이 2017년부터 2019년 사이에 겪었던 일들을 녹여낸 음악들이 담겨 있다. 마치 불안정한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 있는 17~19세와 같이, 이번 앨범에 수록된 곡들은 깊고 요동치고 때론 혼란스럽기도 하다. 그룹 원더걸스 시절 밝고 건강한 매력으로 사랑 받았던 예은이 싱어송라이터 핫펠트로 새롭게 써내려가고 있는 이야기들. '1719' 발매를 기념해 출간된 한정판 스토리북 '1719'에서는 핫펠트가 감추고 있던 인간 예은의 생각과 사연, 상처들도 만날 수 있다.

-앨범 준비 기간이 길었다.

"2018년에 내야지 하다가 못 내고 2019년에 내야지 하다가 이렇게 됐다. 그 사이에 감정적으로 여러 가지 힘든 일들도 있었고 방향성에 대해서도 고민을 했던 것 같다. 2017년부터 작업을 했던 곡들 가운데 애정이 가는 곡들을 모아서 '1719'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정규로 발매하게 됐다."

-앨범을 완성하면서 여러 감정이 들었겠다.

"조금 많이 늦어져서 팬 분들께 죄송한 마음도 있는데, 어떻게 보면 또 이렇게 3년이란 시간이 모여서 하나의 앨범이 되게 돼 한편으로는 '이렇게 될 일이었구나' 그런 생각도 든다. 사실 13년 조금 넘게 일을 하면서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한 앨범을 준비한 적이 없었다. 정규를 혼자서 내긴 처음이기도 하고 여러 감정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뿌듯하고 후련하다."

-자신의 이야기를 노래에 담는 편인데.

"핫펠트라는 이름으로, 또 아메바컬쳐로 소속사를 옮기면서 가장 하고 싶었던 건 내 이야기를 들려드리는 것이었다. 내 이야기가 중점이 된 앨범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특히나 작사는 내가 진행을 하고 싶었다. 외부 곡들을 받아 보려고도 해 봤는데 내 색이 묻지 않더라."

-앨범과 함께 에세이격인 스토리북 '1719'를 같이 출간했는데.

"2017년부터 작업을 했던 곡들인데 조금 어두운 곡들이 많이 나왔다. 그래서 곡이 곡으로만 전달이 됐을 때 대중이 '무슨 얘기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왜 이렇게 어두운 거지?' 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왜 이런 곡이 나오게 됐는가를 글로 함께 내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1719'에 담긴 글들은 발표하기 위해 쓴 것도 있지만 1년 정도 상담을 받으면서 상담 과정 속에서 털어놨던 얘기들을 정리한 것이기도 하다. 상담해 주는 분이 내게 글을 쓰는 걸 추천해 줬고, 테라피적인 차원에서 쓰다가 이렇게 스토리북으로 내게 됐다."

-가정사 등 개인적인 상처들도 많이 담겨 있다. 쉽지 않은 작업이었을 것 같다.

"글을 쓰는 것부터도 쉽지는 않았다. 어떤 부분들은 꺼내기 쉽지 않았다. 그래도 정리가 잘 안 되는 부분도 있었는데 글을 써내려가면서 확실히 정리가 많이 됐다는 느낌이다. 글을 쓰고 고치고, 또 고치고 하면서 초연해지게 됐다. 그런 과정들을 거치면서 엉켜 있던 감정들이 다 풀어지고 정리가 되고 자리를 찾은 느낌이 들었다."

-이번 앨범 수록 곡 가운데 네 곡이나 뮤직비디오를 찍었다.

"14곡이나 담겨 있는 앨범이다 보니 스토리를 보여드리고 싶었다. 사실 내 마음 속에선 타이틀이 네 곡이었다. 그런데 아무래도 타이틀을 네 곡으로 하는 것에는 반대가 좀 있더라. (웃음) 그래서 타이틀 곡은 두 곡으로 추렸다."

-타이틀 곡 설명을 해 달라.

"'새틀라이트' 같은 경우에는 '1719'를 가장 잘 대변하는 곡이다. 시간 여행, 시공간의 여행 같은 여정을 보여주는 곡이라고 생각한다. '스윗 센세이션'은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울다가 눈꺼풀이 달라 붙었다거나 눈곱을 뗀다거나 먹다 남은 피자를 데운다든가 그런 일상적인 가사들로 채웠다."

-이번 앨범을 팬들이 어떻게 들어 주길 바라나.

"다양한 삶의 감정들을 부담 없이 느껴 줬으면 좋겠다. 너무 무겁게 받아 들이진 않았으면 한다. 내가 특별한 삶을 산 것도 아니고 특별히 내 사연만 안타깝고 슬픈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상처는 있지 않나. 그런 면에서 공감대가 형성됐으면 좋겠다."

-핫펠트로 보여주고 싶은 음악은?

"자유로움이다. 날것의 어떤 것들을 보여드리고 싶다. 경계선들을 무너뜨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고 싶다. 추상적일 수 있는데, 그러고 싶다."

사진=아메바 컬쳐 제공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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