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KPI 6개 항목 상반기 경영평가서 제외
노사 “코로나19 금융 지원 순조롭게 진행될 것”
윤종원 은행장, 소상공인·중소기업 대출 확대
윤종원 IBK기업은행장과 기업은행 노조가 노사갈등을 해결하고 코로나19 지원에 주력한다./그래픽 김민경기자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윤종원 IBK기업은행장과 기업은행 노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금융 지원을 위해 대승적 합의를 도출한 가운데 원활한 유동성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은행권에 따르면 기업은행 노사는 핵심성과지표(KPI) 35개 항목 중 ▲일반예금 ▲적립식 예금 ▲개인교차판매 ▲자산관리 고객 수 ▲제안영업 ▲기업교차판매 등 6개 항목을 상반기 경영평가에서 제외키로 23일 합의했다.

또 일부 평가지표의 상반기 목표도 낮춰 잡기로 했다. 연초 목표 대비 퇴직연금을 70% 축소하고 비이자수익과 외국환·신용카드 목표를 각각 50%, 30%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기업은행 노조는 지난 20일 윤 행장에 대한 고발을 취하했다. 지난 3월 기업은행 노조는 코로나19 관련 대출 업무 증가로 영업점 직원들이 야근을 하거나 퇴근 후에도 대출서류를 집으로 가져가 업무를 하고 있다며 윤 행장을 주 52시간 근로제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기업은행 노사가 합의에 성공한 가운데 양측은 코로나19 금융 지원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바라본다.

기업은행은 지난 1일부터 연 1.5% 금리로 ‘초저금리 특별대출(초저금리 대출)’을 공급 중이다. 대출 한도는 음식·숙박업 등 가계형은 3000만원, 도매·제조 등 기업형은 1억원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이번 합의로 원활한 대출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부 영업점에서 하루 30명을 한정해 코로나19 금융 지원에 나서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 “물리적으로 대출을 실행하는 시간은 정해져 있다”며 “대출 지연을 방지하기 위해 일부 영업점에서 자체 자구안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 노조 관계자는 “노사가 상반기 목표치를 낮춰 잡으면서 업무량이 경감돼 코로나19 금융 지원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며 “다만 인력이 늘어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당장 속도가 빨라지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동안 정부는 ‘빠른 대출’을 강조해왔다. 

지난 6일 문재인 대통령은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기업·소상공인 긴급금융지원 현장간담회에서 “적극적으로 자금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은 과실이 있을 수 있지만, 고의가 없다면 기관·개인에게 정부나 금융당국이 책임을 묻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KB·신한·농협·하나·우리금융 등 5대 금융지주 회장과 KDB산업·수출입·기업은행 등 3개 국책은행장, 신용·기술보증기금 이사장 등 정책금융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또 지난달 31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윤 행장과 김병근 신용보증재단중앙회장의 ‘초저금리 특별대출 간편 보증을 위한 업무협약’을 중재했다. 

초저금리 특별대출 간편 보증을 위한 업무협약은 은행과 지역신용보증재단을 모두 방문할 필요 없이 기업은행 내에서 원스톱으로 대출 가능한 것이 골자다. 중기부는 1~2달이 걸렸던 대출 집행기간이 1주일 정도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12일 윤 행장은 코로나19 여파로 서면으로 대체한 기자간담회에서 소상공인 초저금리 대출 지원 한도를 1조2000억원에서 5조8000억원으로 늘렸다. 그만큼 도움이 필요한 소상공인이 많다는 판단에서다. 

윤 행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중소기업 대출 목표액을 10조원 증액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당초 49조원을 중소기업 대출에 쓰겠다고 했지만, 목표를 59조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윤 행장은 일시적인 유동성 문제로 경제가 무너지지 않도록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윤 행장은 효과적인 여신 심사와 적극적인 지원으로 기업들이 버틸 수 있도록 돕는다면 기업은행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충성고객을 대대적으로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정부는 지난 22일 기업은행의 초저금리 대출을 비롯한 소상공인 긴급대출 프로그램을 12조원에서 16조40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또 10조원 규모로 자금 지원 2단계 프로그램을 신속히 추진키로 했다.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오른쪽)과 김형선 IBK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이 상반기 경영 목표를 낮추는데 합의했다./IBK기업은행 노조 제공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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