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무인양품, 지난해 영업이익 71억원 적자...전년 대비 영업이익 140억 이상 급감
자주, 정관 추가로 취급품목 확대...해외 사업 본격 박차
무인양품(MUJI)

[한스경제=변세영 기자] 라이프스타일 생활용품 브랜드 양대산맥 ‘무인양품(MUJI)’과 ‘자주(JAJU)’가 각기 다른 행보를 걷고 있다. 깔끔한 이미지와 실용적인 아이템으로 사랑받았던 무인양품은 적자 전환한 반면 자주는 사업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무지코리아가 전개하는 무인양품은 지난해 매출 1243억원, 영업이익은 71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2018년 매출 1378억원 영업이익 76억원과 비교하면 매출은 100억이상, 영업이익은 140억 이상 떨어진 수치다.

지난해 무인양품은 여러모로 뼈아픈 한해를 보냈다. 가장 큰 타격은 불매운동이다. 지난해 여름 일본이 강제징용 피해자들 보상에 대한 반발로 한국에 수출 규제조치를 내리자 국내 소비자들도 일본과 관련한 소비를 중단하기 시작했다.

금융감독원이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불매운동이 점화된 후 국내에서 사업을 전개하는 일본브랜드 매출이 반토막 이상 급감했다.

대표적인 일본 브랜드 ABC마트, 유니클로, 무인양품, DHC의 신용카드 매출액(신한·삼성·KB국민 등 8개 카드사)이 6월 마지막 주 102억3061만원 대비 7월 넷째 주 49억8225만원으로 50% 이상 줄었다. 그중에서도 일본 브랜드 인식이 강했던 무인양품은 같은 기간 신용카드 매출이 58.7%나 줄어들 만큼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무인양품의 폴리프로필렌(플라스틱 원료)을 생산하는 공장이 후쿠시마현에 있다는 사실이 공개돼 논란이 일었다. / 무인양품 유튜브 캡처

앞서 무인양품은 지난해 5월 ‘후쿠시마’산 제품과 관련해서도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무인양품의 플라스틱 공장이 방사능 누출 사고가 일어난 일본 후쿠시마현 니시시라카와군에 위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해당 공장에서 만들어진 폴리프로필렌(플라스틱 원료)으로 수납함, 필통 등 일상생활에 밀접한 생활용품이 제작돼 유통됐다. 당시 무인양품 측은 적법한 절차를 거치고 수입된 물건이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소비자들은 환불 요구를 하는 등 차가운 반응을 드러냈다.

여러 악재 속 무인양품은 지난해 ‘이트인’ 형태의 외식사업까지 백지화했다. 무인양품은 영등포 타임스퀘어 매장에 도시락 형태 식사제품과 음료를 판매하는 ‘이트인’ 레스토랑 형 매장을 계획했다. 하지만 오픈을 앞두고 식품 납품업체와 계약이 틀어지면서 매장을 음료만 다루는 카페 형태로 대폭 축소해야했다.

자주(JAJU)

반면 자주(JAJU)는 성장 궤도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전개하는 자주는 2014년 1700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약 2500억원 내외 매출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 때 매장 이미지나 브랜드 가치가 무인양품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카피캣’이라는 오명을 들었던 자주는 매년 매장 개수를 늘리며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자사 '자연주의'를 업그레이드 해 탄생한 '자주'는 단독매장 20여 개를 포함해  170여개 에서 운영되고 있다. 무인양품 매장이 40여 개 수준임을 감안하면 규모에서부터 압도적인 셈이다.

신세계 차정호 사장은 지난달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자주를 새로운 수익원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브랜드 확대를 위해 식료품 제조업,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 제조업을 정관상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식료품제조업은 농업이나 임업 및 어업에서 생산된 산출물을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식품으로 가공하고 공급할 수 있는 자격이다. 이번 정관 확대로 식품에서부터 향수 등 자주가 취급하는 품목이 더욱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자주 베트남 호치민 2호점 전경 / 신세계인터내셔날 제공

해외 사업도 본격 확장할 준비를 마쳤다. 자주는 지난해 6월 베트남 호치민에 이온몰에 첫 해외 매장을 열고 글로벌 시장 개척 신호탄을 쐈다.

1호점은 평일 500명, 주말 평균 1000명의 방문객을 넘어서며 목표 매출 대비 120% 이상 실적을 올렸다. 연이어 지난해 12월 호치민 매장 2호점을 개점하는 등 해외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자주 관계자는 “올해 자주는 기존 마트 내 입점해 제한적이던 판매를 넘어 전문매장을 늘려 유통망 외형을 확장할 것”이라면서 “신사업 성장의 일환으로 제조업 분야를 추가해 제품군 확대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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