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벡 칸딤 가스처리시설 프로젝트 현장 전경. /현대엔지니어링 제공

[한스경제=황보준엽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건설사인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엠코가 합병한 지 만 6년이 된 가운데, 글로벌 엔지니어링 기업으로의 입지를 굳혔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수주 10조8000억원, 매출 6조8000억원의 경영 실적을 냈다고 26일 밝혔다. 지난 2014년 현대엠코와 합병을 했는데, 당시 현대차그룹 계열 대형 건설사 간의 합병으로 업계의 큰 관심을 모았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11년 ‘우즈베키스탄 칸딤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의 기본설계(FEED) 용역을 수행한 후 현대엠코의 시공 역량을 적극 부각한 결과 2014년 9월 26억6000만달러(약 3조원) 규모의 ‘우즈베키스탄 칸딤 가스처리시설 공사’까지 연이어 수주했다. 이듬해인 2015년에는 투르크메니스탄에서 30억달러 규모의 ‘폴리에틸렌/폴리프로필렌 생산시설’ 수주에 성공했다.

합병 원년인 2014년에 통합 현대엔지니어링은 96.5억불의 해외 수주고를 올려 기염을 토했다. 

이 회사는 1997년 몽골 달란자가드 열병합발전소 공사의 설계 용역을 시작으로 해외 수주에 첫 발을 내딛었다. 합병 직전인 2013년까지 16년간 총 207억불의 해외 수주를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2014년 합병 이후 2019년까지 6년동안 313억불의 해외 수주를 기록해 단 6년간의 실적이 지난 합병 전 16년간의 수주액보다 1.5배가 늘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해외시장 진출 후발주자로 나선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그간 중동에 편중된 해외 수주 트렌드를 탈피해 시장 다변화에 나섰다.

2019년까지 해외 수주 누계액을 지역별로 분석하면 유럽 16%, 동남아 16%, 중앙아시아 28%, 중동 14%, 아메리카대륙 10% 등 여러 지역에 고르게 분포됐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그동안 해외건설 시장에서 쌓아온 플랜트 설계 역량에 합병을 통해 시공 역량까지 갖추면서 설계·조달·시공(EPC)업체로의 전환에 성공한 1단계 성장 시기를 거쳤다.

올해부터는 플랜트 설계 기술 역량 고도화를 통해 기본설계에서 EPC 수주로 연계되는 고부가가치 수주 플랫폼 완성을 통한 2단계 성장을 추진한다.

이러한 전략 추진의 중심에는 현대엔지니어링의 플랜트 설계 특화 조직인 엔지니어링센터가 있다. 엔지니어링센터는 2019년말 현재 전체 5938여명의 임직원 가운데 약 25%인 1500여명이 소속돼 있다.

합병 후 현대엔지니어링의 주택 공급 실적 역시 눈에 띄게 증가했다.

2005년 인천광역시 부평구 삼산동에서 처음으로 708세대를 공급한 이후 합병 전 2013년까지 8년간 누계 주택 공급 실적은 총 1만8018세대였으나, 2014년 합병 첫 해부터 2019년까지 6년간의 주택 공급 실적은 3만8912세대로 합병 전보다 2.5배나 늘었다.

합병 후 건축, 주택 사업 확장을 통한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구성으로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체질로 변화하고 있다.

합병 전인 2013년도의 경우 화공, 전력 플랜트 비중이 94%에 이르는 플랜트 전문 건설회사였으나 2019년에는 플랜트(화공+전력) 44.8%, 건축·주택 38.3%, 인프라 및 기타 16.9% 등 균형 있는 포트폴리오로 종합 건설회사로의 변신에 성공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국내 건축·주택 부문에서 올해 1조클럽 가입이 예상되는 도시정비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아울러 지식산업센터, 주상복합, 오피스텔 등 고급화·차별화된 상품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현대엔지니어링은 해외 플랜트, 국내 건축·주택 부문 간 상호 보완이 가능한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 구성에 성공해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더라도 안정적인 사업 운영이 가능한 체질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황보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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