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로 이적한 이호건. /OSEN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남자배구 삼성화재는 자타공인 V리그 최고 명문 팀이다. 2005년 V리그 출범 이후 통산 8회 우승, 챔피언결정전 7연패 위업을 달성했다. 김세진(46), 김상우(47), 신진식(45), 석진욱(44) 등 수많은 스타를 배출하며 화려한 전성기를 보냈다.

그러나 권불십년 화무십일홍(權不十年 花無十日紅)이라는 말처럼 영원한 강자는 없다. 삼성화재는2013-2014시즌 통합 우승 이후 한 번도 정상에 서지 못했다. 2019-2020시즌엔 5위에 그치며 창단 후 처음으로 2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전통의 강자라는 이미지는 희석된 지 오래다.

삼성화재는 다음 시즌 큰 변화를 맞이할 전망이다. 지난 세 시즌간 팀을 이끈 신진식 감독과 재계약을 포기하고, 고희진(40) 수석코치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2003년 삼성화재에 입단해 2015-2016시즌 은퇴할 때까지 삼성 유니폼을 입은 ‘삼성맨’ 고 신임 감독은 ‘명가 재건’이라는 무거움 책임감을 안고 사령탑에 올랐다. 고 감독은 “어려운 상황에서 팀을 맡게 되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존중과 공감으로 팀원을 이끌어 시대의 변화에 맞춰가겠다”고 밝혔다.

삼성화재는 이번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주포 박철우(35)를 잃었다. 박철우는 10년간 몸담은 삼성화재를 떠나 한국전력으로 이적했다. 토종 에이스 박철우가 떠나면서 공격력 약화가 불가피해졌다.

삼성화재의 위기는 현재진행형이다. 리빌딩이라는 ‘고난의 행군’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그래도 희망을 주는 요소들이 있어 힘이 생긴다. 박철우를 떠나 보냈으나 베테랑 센터 박상하(34)는 붙잡으며 추가 전력 유출을 막았다. 또 박철우의 보상 선수로 2017-2018시즌 신인왕에 빛나는 이호건(24)을 영입해 세터진을 강화했다. 이호건은 기존 주전 세터 김형진(24)과 주전 다툼을 펼칠 전망이다. 두 선수는 2017-2018시즌 신인왕을 놓고 경쟁한 바 있다.

사회복무요원으로 군복무를 마친 류윤식. /OSEN

반가운 지원군들도 합류한다. 리베로 못지않은 수비력을 갖춘 수비형 레프트 류윤식(31)이 소집 해제 후 팀에 합류했다. 아울러 지난 시즌 무릎 수술로 이탈한 미들브로커 지태환(34)이 다음 시즌 복귀한다. 2019-2020시즌 신인왕 정성규(22) 등 가능성 있는 젊은 선수들도 있다. 트라이아웃에서 수준급의 외인 라이트 공격수를 선발하면 다시 봄 배구에 도전할 수 있는 전력을 갖출 수 있다. 

다음 시즌은 원점에서 다시 시작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삼성화재가 고난의 시간을 이겨내고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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