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사회적 거리두기’로 환자 늘어…척추관협착증 환자 연평균 7만3000명 이상↑
초기 물리·약물치료 효과 적정 체중 유지·근력강화 운동

[한스경제=홍성익 보건복지전문기자] # 주부 윤수화 씨는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활성화됨에 따라 집에만 있다보니 집안일이 부쩍 늘었다. 집안일이 늘어난 후부터 예전부터 아팠던 허리와 엉덩이 쪽에 통증과 저린 증상이 점점 심해짐을 느꼈다.

허리통증/제공= 세연통증클리닉

최근에는 걷다가도 수차례 쪼그려 앉아 쉬어야 할 정도로 심해졌다. 지압이나 마사지를 받았지만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병원을 찾았다. 진단 결과, 병명은 척추관협착증. 최근 몇 년 사이 윤씨와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 사회적 거리두기로 움직임 줄어들면서 허리통증 환자 늘어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연장됨에 따라 기존 허리 고질병을 가진 환자들의 병원 방문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의 경우, 어느 정도 치료를 받다가 멈추면 통증이 더욱 심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집에서 스트레칭이라도 신경을 써서 해야 한다.

척추관이란 뇌에서 시작해 경추(목뼈), 흉추(등뼈)를 지나 허리에서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의 통로를 말한다. 이런 척추관이 다양한 이유로 협착, 즉 좁아지면 그 안을 통과하는 척수신경이 압박을 받고, 이때 통증과 같은 증상이 일어나는데 이를 척추관협착증이라고 한다.

척추관이 좁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세연통증클리닉 최봉춘 원장은 “선척적으로 좁은 척추관을 가지고 태어나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은 후천적 퇴행성 변화로 후관절, 황색인대 등의 척추관절 부위가 비대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후관절이란 척추가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게 해 주는 연결 부위의 관절을 말하며, 황색인대는 척추 뒤쪽에서 신경을 감싸고 있는 인대를 지칭한다. 퇴행성 변화란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노화의 한 모습으로 생각하면 된다. 그러다 보니, 척추관협착증은 보통 40대에 시작해 50~60대에서 점차 심해지고, 그 이후 본격적인 증상이 나타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2014년 128만3861명에서 2018년 164만9222명으로 많이 증가했다. 몇 년 사이에 약 30%가 늘었고 연평균 7만3000명 이상 증가한 수치다.

◇ 허리디스크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척추관협착증…증상으로 알아보는 방법이 가장 빨라

척추관협착증은 가만히 있을 때보다 걸어 다닐 때 엉덩이에서 다리까지 터질 듯한 통증이 심해지고 쉬면 통증이 줄어드는 특징을 보인다. 또 밤에 종아리가 많이 아프고 발끝이 저린 증상이 나타난다. 심할 경우 100m도 안되는 짧은 거리조차 쉬었다 가기를 반복해야 한다. 모두 허리에서 다리 쪽으로 내려가는 신경이 눌리기 때문에 나타나는 증상이다.

흔히 디스크와 혼동하기 쉬운데, 허리디스크는 허리를 숙이거나 앉아 있을 때 통증이 있는 데 반해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를 펼 때 통증이 심해지고 숙이면 오히려 편해진다.

허리디스크는 허리와 다리가 함께 아프지만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보다 엉치, 다리, 발 쪽의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다. 허리디스크 환자는 누워서 다리를 올리는 것을 힘들어 하지만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큰 무리 없이 해낼 수 있다.

척추관협착증이 있다고 무조건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신경관이 과도하게 좁아져 통증이 심한 경우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다리에 감각 마비가 일어나고, 심하면 대소변 장애까지 초래할 수 있어 조기에 치료 받는 게 좋다.

◇ 사회적 거리두기 밖에 못나갈 때 척추관협착증 예방법

척추관협착증은 대부분 퇴행성이기 때문에 평소 관심을 갖고 조심하면 상당 부분 예방하거나 증상을 늦출 수 있다. 적정 체중 유지는 반드시 필요하며, 허리를 과도하게 비틀거나 구부리는 동작은 삼가하고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옮길 때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다리를 굽혀 신체와 가깝게 한 후 다리 힘을 이용해 들어 올려야 한다.

평소 배근육과 허리 근력 강화를 위해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은데 집에서 천장을 보고 누운 자세에서 무릎을 구부려 가슴 쪽으로 당겨주는 스트레칭과 집에서 걷기, 자전거타기 등이 도움이 된다. 높은 산을 오르거나, 조깅, 골프 등은 척추관절에 무게를 더하게 해 주의해야 한다. 무중력 보행 운동처럼 전문적인 치료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

중요한 것은 척추관협착증 여부를 빨리 알아채는 것이다. 노인성 질환이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발병하는 경우는 드물다. 긴 세월을 두고 서서히 병이 진행되기 때문에 초기에 질병 여부를 알아채기 어렵다. 따라서 50대 이상의 연령에 허리통증이 지속되거나 반복된다면 병원을 찾아 검사와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홍성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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