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제조업에 비해 고용유발효과 2배 이상 높아... 국회·지자체도 신속·과감한 지원해달라"
대한상공회의소는 27일 ▲항공 ▲호텔 ▲백화점 ▲면세점 ▲여행 ▲건설 등 7개 업종단체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산업계 대책회의를 개최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한스경제=김준희 수습기자] 대한상공회의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관련해 매출이 급감하고 있는 7개 업종 단체와 대책회의를 갖고 정부가 관련 산업에 대해 신속한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항공 ▲호텔 ▲백화점 ▲면세점 ▲여행 ▲건설 등 7개 업종단체와 산업계 대책회의를 개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제조업에 비해 고용유발효과가 2배 이상 높은 서비스업종이 코로나19로 인한 급격한 수요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중앙정부는 물론 국회,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신속·과감하게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항공분야 발제자로 나선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에 국제선 92%, 국내선 57% 매출 감소가 있었다”며 “4월부터 매출 타격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앞으로 얼마나 지속될지 가늠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항공산업은 구조적으로 고정비용이 높은 데다 우리나라는 인구 대비 항공사가 많아 위기에 더 취약할 수 있다”며 “대부분 국내 항공사는 매출 타격이 35% 이상이 되면 현금 유출액이 매출을 초과하게 되는데 이미 매출 타격 규모가 그 이상이라 유동성이 크게 부족해 정부 지원 없이는 견디기 어려운 상태”라고 호소했다.

방 연구원은 “미국 등 주요국이 자국 항공산업을 지키기 위해 대규모 유동성 지원책을 펼치는 이유는 국가 기간산업을 지킴과 동시에 고용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해외 교역비중이 높고 항공운송을 통해 첨단제품 수출이 이뤄지고 있어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의 확실한 지원과 함께 중장기적으로는 항공산업 체질 개선까지 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항공업의 경우 8대 항공사와 연관산업의 국내총생산(GDP) 기여도가 약 60조원으로 국내 GDP의 3.1%를 차지하고, 직접고용과 연관산업 포함 약 84만명의 고용 창출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게 대한상의의 설명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7일 ▲항공 ▲호텔 ▲백화점 ▲면세점 ▲여행 ▲건설 등 7개 업종단체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산업계 대책회의를 개최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유통분야 발제자인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유통업은 이미 백화점, 마트 등 오프라인 중심으로 역성장하고 있으며, 앞으로 제조업 분야에서 고용 위축 시 2분기 중반 이후 유통 실적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기존 오프라인 매장들이 온라인 진출, 일부매장 폐점 등 자구노력을 하고 있지만 각종 규제 등에 막혀 이마저도 쉽지 않을 수 있다”며 “대형마트의 경우 계속된 성장부진과 영업규제로 인해 자구노력에 한계가 있고, 점포 폐점도 고용이슈와 연계돼있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업계 참석자들은 서비스업이 지역밀착산업이기 때문에 지자체 관련 조례 개정 등 적극적인 협력과 속도감 있는 실행에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

정오섭 한국호텔업협회 사무국장은 “호텔업은 산업 특성상 막대한 고정비와 시설유지비가 필요한 업종이며, 상대적으로 타 산업에 비해 취약한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정부가 관광업 지원책으로 관광호텔에 대한 재산세 감면, 교통유발부담금 감면 등 대책을 발표했지만 지자체 조례 개정 등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정부 정책이 현장에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치민 한국백화점협회 상무이사 또한 “지자체가 대형판매시설에 적용하는 교통유발계수는 비슷한 수준의 교통혼잡을 야기하는 공연장, 관람장 등과 비교해 지나치게 높게 책정돼있다”며 “소비패턴의 변화로 백화점, 마트 등 대규모 점포를 이용하는 내방객도 현격히 줄어 과거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변동욱 한국면세점협회 본부장은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공항 면세점 사업자에 대한 과감한 지원정책을 요청했다. 그는 “정부가 공항 내 면세점 임대료 감면대책을 발표했으나, 수요절벽에 직면한 면세점 사업자가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며 “코로나19 사태 종식 전까지 면세점 휴점을 허용하고 해당 기간 동안 임대료를 면제해달라”고 요구했다.

서비스업계 업종별 주요 건의사항.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한편, 건설분야는 코로나19로 인한 공사 중단과 발주 감소 등 미래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을 원했다.

박형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건설산업은 2014년 이후 저금리와 분양가 상승에 힘입어 수익성을 개선해왔으나, 올해는 분양가 상한제 확대 적용에 따른 신규 분양계획 지연, 유가급락에 따른 해외수주 취소·지연 등으로 고비를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윤왕로 대한전문건설협회 상임부회장은 “건설산업은 경제성장과 일자리에 영향이 큰 산업으로, 건설공사 조기발주 등 정책 추진과 코로나19로 인한 해외 건자재 조달 차질·수입원가 상승에 대한 피해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또 백승필 한국여행업협회 상근부회장은 “올해 3월 여행업 매출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상태”라며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수준을 100%로 상향조정하고, 고용유지 조건을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코로나19 사태에도 우리나라에서 사재기가 일어나지 않은 것은 촘촘하게 구축돼있는 유통업이 ‘사회적 플랫폼’으로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며 “일자리 버팀목 역할을 하는 서비스업도 일종의 기간산업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과감한 정부지원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희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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