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원 창원 LG세이커스 신임 감독이 27일 오전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조금 더 빠르고, 공격 패턴을 많이 가져가는 농구를 하겠다.”

27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KBL센터 5층 기자회견장에 들어서는 조성원(49) 창원 LG세이커스 신임 감독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다. 조성원 신임 감독은 이날 취임 기자회견에서 창원 LG의 색깔을 만들어가겠다며 자신이 추구하는 농구 스타일을 소개했다.

◆LG의 색깔 변화 강조한 조성원 감독

조성원 감독은 LG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봤다. LG는 지난 시즌 16승 26패 승률 38.1%로 10개 구단 가운데 9위에 그쳤다. 조 감독은 “우승팀과 최하위팀의 실력 차이는 종이 한 장 차이라 생각한다”며 “당장 선수 보강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없다. 우선 팀 분위기를 바꾸는 게 필요하다. 선수들과 신뢰와 유대관계를 쌓아가야 한다는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조 감독은 지난 1997년 프로에 데뷔해 2006년까지 10년 동안 선수로 뛰었다. 프로 초창기 대전 현대 걸리버스의 핵심 멤버였으며 2000년부터 2002년까지는 LG 유니폼을 입었다. 특히 2000-2001시즌 LG가 선보인 평균 100점대 공격 농구의 선봉 구실을 했다. 경기당 3.8개(성공률 40.1%)의 3점슛을 비롯해 평균 25.7득점 4.0어시스트 1.5스틸을 기록해 구단 역사상 최초로 정규리그 최우수선수상(MVP)를 받았다. 키는 180cm로 크지 않았지만 가공할 만한 점프력과 유연성, 순발력으로 안정된 슈팅 자세를 선보여 '캥거루 슈터'로도 불렸다.

은퇴 후 당시 여자프로농구 KB국민은행 세이버스에서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조 감독은 2008년 4월 감독으로 승격됐고, 이후 남자 프로농구 서울 삼성 썬더스 코치를 거쳐 해설위원으로 활동했다. 2018년 3월부터는 명지대 감독을 맡았다.

조 감독은 “대학교 농구부에 있다가 모든 걸 내려놓고 다 쏟아 붓는다는 생각으로 LG를 맡게 됐다. 우승이 목표다”라고 입술을 깨물었다. 그러면서 “대학 감독이 프로에 와서 성공하지 못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현역 시절 3점슛과 속공에 능했던 점을 되살려 LG에도 ‘공격 농구’를 주입시킬 것이라 했다. 그는 “수비로 상대를 막는 건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공격적인 부분을 늘리면 승산이 있을 것 같다”며 “공격의 비중을 많이 가져갈 것이다. 공격 횟수가 많아진다고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진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아울러 리바운드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기대감이 큰 강병현과 김시래

구체적인 훈련 방식과 관련해선 선택과 집중을 중요하게 여겼다. 그는 “제가 운동하던 시절에는 훈련을 많이 했다. 하지만 훈련량이 많다고 기량이 늘어난다고 보지는 않는다”라며 “훈련을 3시간~3시간 30분 같이 길게 할 생각은 없다. 1시간 30분~2시간 정도 할 생각이다. 농구 경기는 2시간 이상 걸리지 않는다. 그 시간에 맞춰서 할 생각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구체적인 훈련 방법에 대해선 당장 설명드릴 수가 없다”며 “결국 선수들과 같이 풀어가는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부연했다.

농구 관계자들은 조 감독의 인성에 대해 대체로 후한 평가를 내린다. 선수들도 외부의 평가를 익히 알고 있었다. 주장 강병현(35)은 “성품이 좋으신 분이라 들었다. 추구하시는 농구 스타일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선수들도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더 밝고 재미있고 빠른 농구를 하게 될 것 같다. 그런 부분을 빨리 이해해서 돌아오는 시즌에는 팬들이 체육관을 찾게 하는 농구를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주축 선수인 김시래(31) 역시 “선수들의 생각을 잘 들어주시는 분이라고 들었다”라며 “제 장점이 스피드인 만큼 빠르고 공격적인 농구를 펼치도록 노력할 것이다”라고 했다.

조 감독은 “선수들과 대화를 많이 해 신뢰를 다져갈 생각이다. 프런트와 선수들간 사이가 좋은 팀은 거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거리를 좁혀 신뢰와 유대감을 올릴 것이다. 그 중간다리 구실을 제가 할 생각이다”라고 계획을 털어놨다. 새로운 코칭 스태프 구성과 관련한 질문에는 “조율 중인데 2~3일 후 발표를 할 것 같다. 그 분들은 제가 가지지 못한 부분을 채워줘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조 감독은 기자회견 내내 자신감이 있으면서도 탈권위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는 “새로운 선수들을 만났을 때의 기대감이 크다. 제가 감독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선수들이 필요한 부분을 어시스트하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감독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선수들에게 다가가려 한다”고 언급했다.

KBL센터=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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