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배우 고보결의 재발견이다. 고보결은 최근 종영한 tvN '하이바이, 마마'에서 조강화의 아내이자 서우의 새엄마인 오민정으로 분했다. 엄마 역할은 처음으로 분했지만 탁월한 캐릭터 소화력과 섬세한 감정 연기로 시청자에게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다. 마지막 회까지 시청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안겼던 고보결은 "스스로 마음이 더 깊어진 것 같다. 좀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였다. 그래서 배우로서 어느 하나에 국한되지 않고 좀 더 다양한 역할을 맡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소회를 밝히며 "'하이바이, 마마'는 현장 분위기도 너무 좋고 따뜻한 작품이라 배우는 점이 많았는데 그래서 더 깊은 여운으로 남을 것 같다. 많은 분들에게도 이 온기가 전달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 시청자들 사이에서 결말이 아쉽다는 의견이 많았다. 어떻게 생각하나. 

"어떤 결말이나 선택에는 항상 아쉬움이 남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 쪽보다는 작품 전체에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나 메시지에 조금 더 집중하면 좋을 것 같다. 이 작품에서 하고자 하는 말은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과 살다 보면 놓칠 수 있는 삶의 값어치에 관한 것들이다"

- 작품에서 전하려고 하는 메시지에서 특히 어떤 걸 많이 느꼈나.

"유서 써보기가 있다는 걸 처음으로 알게 됐다. 바쁜 일상 속에서 삶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잘 없는데 그런 걸 다시 생각해보는 기회가 됐다. 그리고 가족의 소중함도 다시 느끼게 됐다. 그래서 평소보다 연락도 더 자주 하게 됐다. 이 작품을 통해서 스스로 조금씩 변화가 있었던 것 같다"

-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었나.

"원래도 (부모님께) 연락을 자주 하는 편이긴 했지만 특히 아버지에게 연락을 더 자주 하려고 노력하게 됐다. 아버지가 평소에 무뚝뚝한 편인데 이 작품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좀 더 유해지신 것 같다(웃음)"

- '하이바이, 마마'에서 엄마 역할을 처음 도전하게 됐다. 어땠나.

"엄마 역할을 한다는 것 자체가 조금 부담이 됐던 건 사실이다. 처음에 캐스팅 제안 왔을 때 감독님께 '제가 엄마를 해본 적이 없는데 괜찮을까요'하고 여쭤보기도 했다. 그런데 감독님이 민정이도 아이를 낳아본 적은 없지만 진정한 사랑으로 최선을 다하는 인물이라고 설명해주더라. 그 덕분에 용기 낼 수 있었다. 감독님의 그 말이 없었다면 스스로 믿지 못했을 것 같다"

- 엄마 역할을 하기 위해 준비한 것이 있다면.

"부모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부모님께 오민정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설명하고 어떤 생각일 것 같은지를 여쭤봤을 때 마음이 관통하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그때 '이게 부모의 마음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던 것 같다. 그래서 그런 마음들을 오민정에게 녹이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엄마 핸드폰 배경 화면이 내 사진인 것처럼 나도 (서)우진이의 사진을 배경 화면으로 해놨었다. 주변에 사진을 보여주면서 자랑을 하기도 했고. 육아일기랑 결혼일기를 써보기도 했다"

- 육아일기는 구체적으로 어떤 건가.

"오민정이라면 어떻게 육아를 하고 어떤 마음이었을까를 생각하면서 쓴 일기였다. 오민정이라는 인물 자체가 표현하기보다는 숨겨진 마음이 많고 속정이 깊은 캐릭터라서 그 마음을 헤아리려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봐야겠더라. 그래서 육아일기뿐만 아니라 육아법, 훈육법 같은 걸 설명해놓은 영상을 찾아보기도 했다. 그런 사소한 것들 하나하나가 모여서 엄마의 모습을 시키는 거라고 생각했다"

- 육아일기 중에 기억에 남는 구절이 있다면.

"직접 말하기가 조금 부끄럽지만 '서우가 엄마라고 불렀다' '서우가 걸었다' 하는 것들을 쓰면서 내가 오민정이 되어 엄마가 되는 과정을 상상해보려고 노력했다. 그러다 보니 실제로 아이를 키워보면 말로 다 할 수 없는 모성애가 생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엄마한테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

- 그럼 실제로 어떤 엄마가 될 것 같은가.

"유리처럼 상냥하고 아이의 마음도 잘 헤아려주는 엄마가 되고 싶다. 그런데 자식에 대한 마음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깊고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진심이라고 생각한다. 엄마의 모습이 다 다른 모양이지만 마음만큼은 똑같은 것 같다"

- 다시 엄마 역할 제안이 들어온다면 또 도전할 것 같은가.

"그런 것들에 어떤 제약을 두고 싶지는 않다. 좋은 작품이고 좋은 캐릭터라면 얼마든지 하고 싶다. 그렇게 스펙트럼도 넓히고 다양한 모습으로 찾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 그럼 앞으로 배우로서 어떤 수식어를 듣고 싶은가.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배우가 될 수 있었으면 한다. 쉽지 않은 수식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좋은 작품에서 실망스럽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믿어주는 만큼 계속해서 실망시키지 않도록 노력해서 좋은 배우로 성장하고 싶다"

- 특히 맡고 싶은 역할이나 장르는 없나.

"하나에 국한되기보다는 다양한 장르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다. 프리즘에 빛을 비추면 무지개 색깔이 나오는 것처럼 다양한 색채를 내뿜는 배우가 됐으면 한다"

사진=HB엔터테인먼트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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