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추첨 행사 당시 개리 리네커의 모습. /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김준희 수습기자] 전 세계인이 보는 앞에서 생리 현상을 참지 못한 자의 심정은 어떨까. 잉글랜드 축구 전설 개리 리네커(59)가 30년 전 있었던 일명 ‘대변 사건’에 대해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26일(이하 한국 시각) 잉글랜드 매체 데일리메일은 리네커의 '그 사건'을 조명했다. 리네커는 팟캐스트 ‘매치 오브 더 데이’에 출연해 당시 사건에 대한 비화를 털어놓았다.

‘대변 사건’은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1차전 잉글랜드와 아일랜드의 경기에서 벌어진 일이다. 당시 잉글랜드를 대표하는 공격수였던 리네커는 이날도 선발 출전했다.

그러나 그의 장 상태가 좋지 못했다. 리네커는 상대 공격을 막기 위해 태클을 하는 과정에서 결국 일을 저질렀다. 다행히 바지 색이 어두워 티가 나지 않았고, 그는 잔디와 흙으로 뒤처리를 한 뒤 경기를 이어갔다.

리네커는 당시 상황에 대해 “그 경기 전날 나는 밤새도록 아팠다”며 “설사 등으로 몇 번이나 잠에서 깼지만, 감독에게 이 사실을 얘기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뛰길 원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가 시작하고 처음은 괜찮았다. 그러나 20분쯤부터 복통이 시작됐다”며 “가까스로 전반을 끝낸 뒤 괜찮을 거라 생각했지만, 후반 15분부터 다시 배가 아프기 시작했다”고 위기의 순간을 떠올렸다.

그는 “아일랜드가 공격하는 상황에서 태클을 했다. 주저앉은 순간, 일이 벌어졌다”며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 그날 어두운 남색 바지를 입은 것에 감사하며 잔디를 팠다”고 참혹했던(?) 광경을 묘사했다.

계속해서 경기를 소화한 리네커는 후반 38분에서야 스티브 불(55)과 교체됐다. 그러나 그는 원하던 화장실에 갈 수 없었다. 당시 경기장 구조상 드레싱룸과 이어지는 터널이 벤치 반대편에 있었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벤치를 지켜야 했다. 리네커는 “동료들에게 미안함을 느꼈다”며 “모두가 내게서 멀리 떨어져 앉으려고 했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한편, 잉글랜드는 당시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공교롭게도 득점을 책임진 선수가 바로 리네커였다. 리네커는 그 대회에서 총 4골을 터뜨렸고, 잉글랜드는 그의 활약에 힘입어 4강까지 진출했다. 리네커는 1986 멕시코 월드컵에서는 6골을 잡아내며 득점왕에 올랐다. 

김준희 수습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