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속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프로야구 산업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2020시즌 프로야구의 풍경을 흔들어 놓은 가운데 정부가 생활방역 단계로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일상으로 복귀'를 시도하는 정부 방침은 이해되지만 야구계는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낸다. '너와 나 사이 1m'의 거리가 야구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막는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걱정이 고개를 들었다. 
 

김강립 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27일 생활방역으로 전환을 위한 세부지침 마련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 '1m 거리 두기' 세부지침 마련하는 정부…KBO 야구산업 위축 우려

27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생활 속 거리 두기 개인·집단 기본지침과 유형별 세부지침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공연예술계·실내체육시설 등 유관업계 면담과 일반 국민 대상 온라인 공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지침 확정 후에는 현장에서의 이행 상황 점검 및 애로사항 해결, 문제 발생 시 조치방안 등을 사전에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이런 움직임을 야구계는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부가 야구를 생활방역 대상에 포함할 경우 불어닥칠 여파가 만만치 않다. 가장 우려되는 건 1m 거리 두기다. 야구는 여가 선용 및 복합 문화 체험의 특성을 보유하고 있다. 야구장을 찾아 관람하며 응원과 식음, 쇼핑 등 다양한 참여 활동으로 경험을 축적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특히 야구장 관람은 동행 비율이 상당히 높다. 이 중 자녀를 동반한 가족 단위의 관람 비중이 매우 크다. 

지난해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펴낸 '2019 KBO 리그 팬성향 조사 결과'를 보면 야구장 방문자 중 가족 단위 비율은 50.5%로 가장 높았다. 그 뒤를 친구(28.3%)와 연인(12.3%)이 잇는다. 혼자 야구장을 찾은 경우는 6.5%에 그쳤다. 1m 거리 두기 대상에 야구가 포함될 경우 전체 방문객의 91.1%를 차지하는 가족, 친구, 연인 등 동행 행태의 관람객의 야구장 방문은 눈에 띄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야구계 관계자는 "정부의 1m 거리 두기가 장기화하고, 야구장에도 적용하면 각 구단은 관중 입장이 허용되더라도 구장 수용 인원의 10%밖에 채울 수 없다"며 "야구 산업 존립 측면에서 1m 거리 두기를 일괄 적용하는 건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KBO는 야구 관람 등을 통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방역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연합뉴스

◆ 코로나19 방역에 총력 다하는 KBO
KBO는 21일 열린 이사회에서 올해 KBO리그 정규시즌 개막일을 5월 5일로 확정하고 개막 초반 안전한 리그 운영을 위해 무관중 경기를 치르기로 했다. 이어 코로나19 추이를 지켜보며 관중 입장을 단계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정했다. 코로나19가 잦아드는 때에 구장 전체 수용 인원의 20~25% 정도의 관중만 입장을 허용하고 이후 단계적으로 관중 수를 늘리는 데 뜻을 모았다. 

관중의 안전을 위해 KBO는 예방 가이드라인을 강화했다. KBO는 전 구장 마스크 미 착용자의 입장을 금지하는 것과 동시에 모든 출입구에서 발열을 체크한다. 또 예매와 발권, 입장 게이트, 전광판 등 경기 전·중·후 지속적인 예방 수칙 안내 및 검사를 철저히 시행할 예정이다. 

질병관리본부장 출신으로 현재 KBO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 일원인 전병율 차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야구는 겨울철 실내 스포츠와 달리 실외에서 하는 종목이고 계단식으로 조성된 야구장 객석과 경기 중 그라운드를 바라보는 관중의 관전 자세 등을 고려할 때 침방울을 통한 코로나19 비말 전파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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