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백화점, 강남점 연매출 2조 돌파...글로벌 일류 백화점 등극
이마트, 국내 첫 대형마트...오프라인 위기타개 방안 마련
변화하는 유통환경에 온라인·편의점 사업 역량 집중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 신세계 제공

[한스경제=변세영 기자] 지난 1991년 삼성에서 분리 독립해 독자행보를 걸어온 신세계그룹은 명실상부 대한민국 유통업계를 선도하는 리더 중 하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유통산업이 위기에 직면했지만, 신세계그룹은 새로운 문화를 통해 글로벌 유통 강자로 거듭나고자 도약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모기업인 ㈜신세계의 역사는 지난 193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세계백화점의 전신은 미스코시 경성지점이다. 당시 일본 미스코시는 서울 충무로 대지에 국내 첫 백화점을 오픈했는데, 광복 이후 해당 지점을 삼성그룹이 인수하면서 신세계백화점으로 재탄생 했다. 백화점 사업이 신세계그룹의 ‘뿌리’라고 평가받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지난해 도쿄 이세탄, 영국 런던 해러즈 등과 함께 글로벌 '2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사진은 도쿄 이세탄 백화점 / 변세영 기자

백화점 사업은 승승장구했다. 그중에서도 지난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지난 2000년 개점이후 20년 만에 국내 백화점 업계 최초로 연매출 2조원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신세계는 지난 2016년 강남점을 서울 최대 규모인 8만6500㎡로 55% 이상 증축하고 업계 최초 ‘전문관’을 도입해 명품을 확대하면서 매출이 수직 상승했다. 강남점 명품 매출 비중은 약 40% 수준으로 일반 점포 평균(10%)의 4배가 넘는다. 신세계 강남점은 2000년 개점한 뒤 10년 만에 매출 1조원을 돌파한 뒤 지난해 매출 2조원을 기록했다.

그동안 매출 2조원은 프랑스 파리의 ‘갤러리 라파예트’, 영국 런던 ‘해러즈’, 일본 도쿄 ‘이세탄’ 등 세계 유명 백화점만 달성할 수 있는 꿈의 숫자로 불려왔다. 신세계는 강남점을 필두로 국내 1등 백화점을 넘어 ‘글로벌 탑티어’ 명품 백화점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마트 성수점 본사 / 이마트 제공

▲백화점 이은 국내 최초, 국내 1등 할인점 '이마트'

백화점 말고도 국내 최초로 불리는 사업이 또 있다. 바로 ‘대형마트’다. 신세계는 지난 1993년 첫 번째 대형마트인 이마트 창동점을 세우며 유통형 대형마트 시대의 막을 올렸다. 글로벌 대형마트인 까르푸, 테스코가 한국시장에 진출했다가 맥을 못 추리고 철수한 반면 이마트는 철저한 국내 소비자 분석을 통해 국내 시장을 점유했다. 현재 이마트는 지난 2011년 신세계 대형마트 사업부문의 인적분할을 통해 신세계그룹 내 ㈜이마트로 각자 전개되고 있다.

상승궤도를 달리던 이마트에 ‘온라인’ 이라는 변수가 등장했다. 국내 소비트렌드 자체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중심축이 변했기 때문이다. 온라인 쇼핑 시장은 지난 2018년 110조원 규모를 넘어 지난해 말 기준 약 130조원에 달하는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8조1679억5589만원, 영업이익 1506억5085만원을 기록했다. 특히 오프라인 시장파이가 줄면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4628억2700만원 보다 67.4% 급감했다. 지난해 2분기에는 사상 처음으로 영업손실 299억원의 적자를 마주하기도 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클럽 / 이마트 앱

이마트는 올해 상품기획자(MD) 전문화를 통해 이마트의 강점인 식품 관련 그로서리 경쟁력을 높여 오프라인 위기를 타개한다는 각오다. 또한 외부 위탁방식으로 운영해 오던 전기차 충전사업을 매장 인프라를 활용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으로 사업 확대도 진행할 전망이다.

이마트는 그동안 할인점 외에도 다방면 유통에 손을 뻗으며 사업을 확장해 왔다. 창고형 마트 트레이더스, 전자기기 전문점 일렉트로마트, H&B 부츠, 만물상을 표방한 삐에로쇼핑이 대표적이다. 단연 돋보이는 사업은 트레이더스다. 이마트는 지난 2010년 국내 마트업계 최초로 미국 창고할인형 매장 코스트코에 대항해 창고형 매장을 만들었다.

트레이더스는 코스트코가 장악했던 국내 창고형 시장에서 저렴한 가격과 매장 출입 비용(연회비)이 없다는 장점을 내세워 안착에 성공했다. 오프라인 할인점이 침체되는 상황에서도 트레이스더는 유유히 성장했다. 지난 2010년 1호점을 시작한 이후로 2020년 4월 현재 점포수 17개에 달하고 매출도 2018년 25.5%, 지난해 22.4%로 전년 대비 매년 20% 이상 매출 신장률을 보이며 순항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SSG닷컴의 '쓱배송' 차량 / 신세계 제공

▲新유통 시대 맞춰 온라인 시장·편의점 확대

온라인의 발달은 유통업계에도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신세계그룹 차원 온라인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중 하나로 지난 2014년 이마트몰과 신세계몰 온라인 부문을 결합한 쓱닷컴이 탄생했다. 이후 2019년 통합법인 SSG닷컴이 출범하며 그룹 온라인 사업의 덩치가 커졌다.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난항을 겪는 상황에서 SSG닷컴은 지난해 8442억원 매출을 기록, 전년 대비 27.7% 성장률을 보였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만 온라인 시장 전체 신장률인 18.4%를 훌쩍 넘는 25% 이상을 보이기도 했다.

온라인 시장의 ‘핵’은 배송이다. 현재 SSG닷컴은 하루 배송물량을 약 20% 늘려 약 6만 여건을 처리하고 있다. SSG닷컴은 지난해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NE.O)’의 세 번째 센터를 추가해 새벽배송 확대에도 힘을 쏟았다. 이 외에도 SSG닷컴은 택배 물량을 늘리기 위해 로젠택배를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신세계그룹은 신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SSG닷컴을 적극 지원한다. 신세계I&C로부터 600억원에 SSG페이(쓱페이)를 인수한 SSG닷컴은 모바일 간편 결제 서비스를 기반으로 플랫폼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올해 SSG닷컴의 거래액을 지난해 2조8000억보다 25% 늘린 3조6000억으로 확대하겠다는 각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라 비대면이 강화돼 신세계의 SSG닷컴의 매출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24 매장 내부 / 변세영 기자

신세계그룹은 1인 가구 형태가 증가하며 핵심 사업군으로 등극한 ‘편의점’ 부문에도 박차를 가하고 나섰다. 이마트는 지난 2013년 편의점 위드미를 인수한 후 이마트24로 편의점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마트는 24시간 영업, 가맹수수료, 위약금 제로인 ‘3無정책’ 상생을 내세워 점주들을 공략했다.

2014년 501개에 불과했던 가맹점은 2017년 2653개, 2020년 기준 약 4500개 수준까지 증가했다. 폭발적인 가맹점 확대로 지난해 이마트24 매출액은 전년 대비 30% 증가한 1조3545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편의점 사업 자체가 대규모 물류가 요구되는 만큼, 영업이익 측면에서는 아직까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마트24 측은 매장 수가 증가하고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면 영업이익도 흑자로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는 입장이다. 올해 이마트24는 신규 가맹출점으로 900개 이상을 목표로 삼고 있다.

박진용 한국유통학회장은 “오프라인을 베이스로 하는 대형업체의 경우 온라인에 역량을 집중하는 과정에서 기존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는 게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O4O(Online for Offline) 전략과 같은 오프라인 매장 활용이 온라인 시장에서 성공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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