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비대면(언택트) 채널 통한 주식 거래 급증...4월 중 8조원 넘어서
증권사들, 카카오뱅크 등 온라인 플랫폼과 제휴 통해 신규고객 유치
자산관리 분야서도 언택트 고객 급증, 삼성증권 올해만 4조원 자금 유입돼
비대면 채널을 통한 주식 거래가 급증했다./그래픽 김민경기자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올해 초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국내 투자자들의 언택트(비대면) 채널 활용이 급속히 늘고 있다. 개인 주식 투자자들의 MTS, HTS 활용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증권사들 역시 신규 고객 유치와 증권계좌 개설을 위해 다양한 비대면 채널 확보에 나서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면 상담이 주를 이뤘던 자산관리 분야에서도 최근 비대면 채널을 통한 고객 투자 자금 유입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모바일과 온라인 등 비대면 채널 이용에 익숙한 젊은 세대 외에도 중장년 고객들의 비대면 채널 유입도 크게 늘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비대면 채널을 통한 주식 주문은 이달 들어 8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말 4조원 규모였던 것을 감안하면 2배 가량 급증한 수준이다.

전체 주식 주문 중 비대면 채널을 통한 주문 비중은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여왔다. 지난 2018년 69%에서 이달 들어 83%까지 증가했다.

특히 스마트폰을 통한 MTS 거래 비중은 HTS 거래 비중을 앞지르고 있다. 지난 3월 기준 코스피 개인 투자자들의 거래 수단 중 MTS는 54%(거래량 기준)를 넘어섰다. HTS를 통한 주식 거래 비중은 41%로 집계됐다.

다만 기관 투자자 등을 포함할 경우, MTS와 HTS 활용 비중은 각각 13%포인트, 9%포인트 가량 감소했다. 상대적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MTS, HTS 활용 비중이 높다는 의미다.

개인 투자자들의 비대면 채널 활용이 늘면서 증권사들 역시 이를 통한 고객 확보에 적극적으로 뛰어 들었다. 증권사들은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네이버 등 다양한 이용자들을 이미 확보하고 있는 온라인 플랫폼과의 협업을 통해 신규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증권사들의 전략은 플랫폼 회사의 고객 기반을 증권사 CMA계좌 개설, 주식 매매와 같은 금융 서비스로 연계시키는 방법"이라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카카오뱅크와 협업을 통해 상당한 규모의 신규계좌를 연계 개설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네이버와 합작 회사를 설립한 미래에셋대우도 플랫폼 경쟁력 강화가 기대된다"고 했다.

실제로 NH투자증권의 경우 카카오뱅크와의 이벤트를 통해 약 1달간 31만개에 달하는 신규 계좌를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신한금융투자 역시 지난 1분기 비대면 계좌 개설이 전년동기대비 3.2배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비대면 채널을 통한 투자가 거래량이나 거래금액 면에서도 주류 투자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투자를 처음 접하는 20~30대 고객층의 비대면 채널 유입이 크게 늘고 있는 것도 증권사의 입장에선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상반기 코로나19로 인해 자산관리 분야에서도 비대면 채널을 통한 고객 유입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의 경우 비대면 고객 자산이 올해 들어서만 4조원 가량 추가 유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작년 한해 비대면 고객을 통해 유입된 자산이 3조원 정도였음을 감안하면, 4개월 남짓한 기간 동안 비대면 고객의 예탁자산이 1.3배나 증가한 것이다.

전날 삼성증권은 업계 최초로 비대면 고객 자산이 11조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또한 올 들어 유입된 비대면 고객 중 1억원 이상 자산을 투자한 고액자산가가 1만명 이상이었으며, 이들의 예탁자산은 2조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비대면 서비스가 처음 시작됐던 2016년 14%에 불과했던 50~60대 투자자들의 비율이 올해 26%까지 증가했다는 점이다.

과거 젊은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비대면 서비스가 전 계층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또한 비대면 고객들은 국내 주식 외에도 해외 주식과 펀드, ELS(주가연계증권) 등 다양한 자산에 복합적으로 투자했다.

권용수 삼성증권 디지털채널본부장은 "기존 비대면 고객이 (주식) 거래만 디지털 채널을 활용하는 성향이 강했다"며 "최근 급증한 비대면 고객의 경우 거래 뿐 아니라 기초적인 투자이론학습, 최신 투자정보습득, 포트폴리오 설계 등 자산관리 전반을 디지털채널에서 진행하려는 특성이 강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국내 투자자들의 언택트(비대면) 채널 활용이 급속히 늘고 있다./픽사베이 제공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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