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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황보준엽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이 확산되며, 기업 심리가 금융위기 때 수준으로 악화됐다. 지난달에는 서비스업 중심으로 기업심리에 영향이 있었다면, 이달에는 수출기업에 속하는 기업들의 하락세가 뚜렷해졌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4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이번 달 전(全) 산업의 업황 BSI는 한 달 전보다 3포인트 내린 51이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극심했던 2008년 12월과 같은 수준이다.

기업경기실사지수란 기업가의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전망을 조사한 지표다. 부정적이라고 답한 곳이 긍정적이라고 본 업체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돌며, 수치가 낮을수록 기업 체감경기가 나쁘다는 의미다.

이 지수는 올초만 해도 75를 나타냈으나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하면서 연이어 곤두박질을 쳤다. 2월(65)과 3월(54)에 10~11포인트 내린 데 이어 4월(51)에도 하락세는 계속됐다. 석 달만에 24포인트나 추락했다.

제조업 업황지수는 한 달 전보다 4포인트 내린 52로 2009년 2월(4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체 제조업 기업을 수출기업과 내수기업으로 나눠 보면 수출기업(55)은 8포인트 내렸고 내수기업(51)은 한 달 전과 같았다.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59)이 6포인트 하락했고, 중소기업(45)은 1포인트 빠졌다. 수출 대기업들의 체감경기 악화가 두드러진 모습이다.

업종별로 보면 자동차 업황지수(31)가 10포인트나 떨어졌다. 전기장비(42)도 관련 산업인 자동차 업종 부진으로 12포인트 내렸다.

반도체 관련 전자부품 수출도 부진해 전자·영상·통신장비 업종(65)은 3포인트 하락했다.

서비스업이 속한 비제조업(50)의 업황지수는 한 달 전보다 3포인트 하락했다. 3월에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3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진 데 이어 이번 달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반대로 골프장 이용객이 늘어난 덕에 예술·스포츠·여가업종(41)은 16포인트 상승했다. 숙박업종(12)도 1포인트 회복했다.

기업심리가 나빠지며 전망도 덩달아 금융위기 수준으로 되돌아 갔다. 전 산업 업황전망 지수는 3포인트 내린 50으로 2009년 1월(49) 이후 가장 낮았다.

한편 이번 조사는 4월 13∼21일 전국 3696개 법인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황보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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