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초초초급매가로 거래돼야…文 취임 초 대비 10억 올라
전문가 "폭락와야 하는데 가능성 낮아, 원상복구는 불가"
서울 아파트 단지 전경. /연합뉴스

[한스경제=황보준엽 기자] 서울 집값이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미 강남3구는 두달여 전부터 하락전환하며, 수억원씩 빠진 '급매'와 '초급매'가 속출하고 있다. 정부의 고강도 규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가 맞물린 영향이다. 여기서 궁금증이 생긴다. 그렇다면 언제까지 규제가 이어질까. 규제 지속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인 아파트값은 얼마나 더 내려야 할까.

현재로썬 명확하지 않다. 정부가 여태껏 명확히 정한 기준은 없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봤을 땐 일단 원상 복귀를 목표로 하고 있을 것으로 추측할 뿐이다. 문 대통령은 올 초 신년 기자회견에서 "일부 지역은 서민들이 납득하기 어렵고 위화감을 느낄 만큼 급격히 상승한 곳이 있는데, 이런 지역들은 가격이 원상회복돼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취임 초기인 2017년 5월 당시 가격으로 되돌리겠다는 얘기다.

잠실 트리지움 전용면적 84㎡는 직전월 최고가인 18억7000만원에서 2억원 가까이 내린 17억원 대에 '초급매'라는 매물이 나왔지만, 여전히 정부의 눈에는 들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 단지를 기준으로 집값 안정이 됐다고 보려면 초급매 가격에서 아직도 5억원 이상 더 내려야 한다. 지난 2017년 5월 당시 해당 주택형 최고 실거래가는 12억5000만원이었고, 최저 거래가는 10억4500만원이었다.

하나 더 예를 들어보면 잠실주공 5단지 역시 전용 76㎡가 직전 거래가(20억3560만원) 대비 2억원 가까이 빠진 18억5560만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이 거래 가격 또한 3년 전에 비해 4억원 이상 높은 수준이다. 여전히 집값 안정은 먼 일인 셈이다.

초고가 단지 위주의 상승만 있었던 것도 아니다. 시세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중위가격을 살펴보면 이달 기준 9억1998만원으로 2017년 5월 6억635만원에서 3억원 이상 급등한 상태다. 서울 집값이 골고루 올랐다는 의미다.

중위가격은 주택 매매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간에 있는 가격을 뜻한다. 초고가 또는 최저가 주택은 제외되고 중앙에 분포한 가격만 따지기 때문에 일반적인 주택가격의 흐름을 설명하는 데 적합하다는 평가가 많다. 매매 평균가격은 일부 고가 주택들이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지만, 중위가격은 그 영향을 덜 받는다.

그렇다면 이번 정부 내 집값이 예전과 같은 혹은 비슷한 수준으로 돌아가는 것이 실현 가능한 일일까.

이 질문에 대한 전문가들의 답변은 대부분 '부정적'이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올 연말까지는 부동산 시장이 현 추세대로 갈 것 같지만, 폭락장이 올 것 같지는 않다"며 "집값을 취임 초기로 원상복구하게 되면 아직도 수억원이 더 내려가야 하는데, 이는 가계부채 문제와 맞물려 정부 입장에서도 반가운 일만은 아니"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3년 전 가격으로 되돌아간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이야기로 조금 더 현실적인 목표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며 "집값도 물가가 오르듯 오르는 것인데, 단순히 취임 초에 비해 가격이 올랐다고 해서 불로소득을 얻는 것으로 매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설명했다. 

황보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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