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이재용·정의선·최태원·신동빈·김승연 등 물심양면 지원... 직접 경기장 찾기도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 부회장(왼쪽)과 최태원 SK그룹 회장(가운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야구 사랑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권혁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휴업 중이던 한국프로야구(KBO)가 5월 5일 전 세계 프로야구 중 최초로 개막하는 가운데 재계 총수들의 남다른 야구 사랑이 이목을 집중시킨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10대그룹(삼성·현대자동차·SK·LG·롯데·포스코·현대중공업·한화·GS·농협) 중 프로야구단을 운영 중인 곳은 삼성과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한화 등이 꼽힌다. 삼성 라이온즈, 기아 타이거즈, SK 와이번즈, LG 트윈스, 롯데 자이언츠, 한화 이글스를 보유하고 있다.

10대 그룹은 아니지만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도 두산 베어스 구단주이며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도 지난 2011년 4월 NC 다이노스를 창단하며 구단주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3월 원기찬 전 삼성카드 대표이사를 구단주로 선임한 삼성 라이온즈를 제외한 팀들은 그룹 총수 또는 부회장, 대표이사가 구단주로 돼 있다. 구단주들은 팬들에게도 각별한 관심을 받는다. 구단주의 의지에 따라 영입되는 선수들의 급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구단주는 아니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야구를 사랑하는 CEO로 유명하다. 이 부회장은 1986년 삼성 라이온즈 전기 우승 축하연에 어머니 홍라희 여사와 함께 참석했으며, 어린시절부터 김시진(83년 삼성 라이온스 입단)과 캐치볼을 하고 시구를 하는 등 삼성 라이온즈에 대한 애정이 크다는 전언이다.

이 부회장은 1년에 2~3번은 잠실 야구장에서 진행되는 삼성 라이온즈 경기를 관람하는데, 이 부회장이 직관을 한 날은 대부분 승리해 '재용불패'라는 별명도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 부회장은 구단 운영에 최대한 자제하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구단주와 프런트, 감독의 영역을 명확히 하고 침범하는 일이 없어 호평을 얻고 있다.

정 부회장은 2009년 기아 타이거즈가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끝내기 홈런으로 승리하자 우승 축하연에 참석, 선수단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 자리에서 2군 선수들의 훈련장이 없어 떠돌아 다니며 훈련을 한다는 얘기에 전남 함평군 학교면 일대에 총 공사비 250억원을 투입, 7만4777m²(약 2만2620평) 부지에 2군과 3군 전용훈련장인 '기아 챌린저스 필드'를 완공했다.

정 부회장은 프로축구 구단은 전북 현대 모터스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정 부회장은 2009년 전북이 창단 최초로 리그 우승을 차지하자 당시 사령탑이었던 최강희 감독에게 건의사항을 물었고, 클럽하우스의 필요성을 어필하자 곧바로 건립을 지시했다는 후문은 아직도 축구 팬들 사이에서 회자된다. 이동국 선수가 통산 100골을 달성하고 다섯째를 출산했다고 하자 스타렉스를 선물하기도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 와이번스가 2008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자 선수들로부터 헹가레를 받았다. 10년 뒤인 2018년에도 SK 와이번스가 우승하면서 또 한 번 헹가래를 받았다.

최 회장은 2009년 그룹 지주사 전환과 계열 분리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야구장으로 갑니다. 야구 잘할게요"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구광모 LG 회장은 초대 구본무 회장, 2대 구본준 부회장에 이어 LG트윈스 3대 구단주를 맡았다. LG전자 근무 시절부터 동료들과 잠실 야구장을 종종 찾았던 구광모 회장도 야구에 대한 애착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 자이언츠와 일본 치바 롯데 마린스 구단주다. 롯데 자이언츠가 사상 처음으로 2008년 외국인 감독 제리 로이스터를 데려오고 막대한 투자를 실시한 것은 신동빈 회장의 의지가 강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이글스 경기를 자주 관람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팬들의 김태균 스카우트 요청에 약속하며 연봉 15억원이라는 대형 계약을 맺어 '의리의 사나이 김승연'이라는 수식어를 얻었으며, 박용만 두산 회장 역시 야구광으로, 집무실에 두산 베어스 점퍼를 상비하고 있다는 얘기는 유명하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는 2011년 8월 KBO리그 제9구단 NC 다이노스를 창단했는데, 어릴 때부터 야구에 열광했고 청소년기 맹활약한 최동원의 열혈 팬이었다는 후문이다. NC 다이노스 창단 한달 뒤 최동원 선수 별세 소식에 빈소를 직접 조문하고 눈물을 흘렸다.

창단 이후 매년 창원에 내려가 직관을 하고 선수단과 활발하게 소통 중. 선수단 소통 중 모창민이 양의지 영입을 요청하자 검토 후 4년 125억원에 스카우트했고, NC 다이노스 팬들 사이에서 '택진이형', '갓단주' 등으로 불린다.

권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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