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종로 송현동 부지와 기내식 사업부 매각카드 만지작
대한항공 제공

[한스경제=강한빛 기자] 대한항공이 유상증자, 자산매각 등 추가 자구안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불거진 경영위기 타개와 앞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긴급 지원을 결정한 데에 따라 다양한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경영 정상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달 29일 손명수 국토교통부 2차관은 대한항공을 포함한 9개 항공사 대표들과 만나 업계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코로나19로 국제선 운항이 98.1% 감소하고 올해 상반기에만 6조원 이상의 항공사 매출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에 항공사들은 자구안을 내놓고 허리띠를 졸라 맸지만 이오 더불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손 차관은 이날 항공사 스스로의 고용안정 노력과 자본 확충 및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구노력이 병행돼야 추가 지원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항공 일자리는 전문성과 함께 장기간 교육과 경험이 필요한 분야"라며 "각 항공사는 향후 항공시장이 정상화될 때를 대비해 고용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위기 상황에 대응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항공은 자구안 마련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4일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대한항공에 신규 자금 1조2000억원을 긴급 지원했다.

산은과 수은은 오는 6월 말 만기 도래하는 2100억원 규모 회사채의 차환을 지원하고 하반기에 만기 도래하는 2000억 규모의 회사채도 인수해주기로 했다.

최대현 산업은행 부행장은 "대한항공에 5월 15일께 유동성 어려움이 생겨 그전에 자금을 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이 올해 갚아야할 돈만 회사채, ABS, 차입금 등 모두 4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최 부행장은 또 "자금 지원에 앞서 항공사 자체적인 자본확충 및 경영개선 등 자구노력, 고용안정 노력 등 노사의 고통 분담, 고액연봉·배당·자사주 취득 제한 등 도덕적 해이 방지 및 향후 기업의 정상화 이익 공유를 지원 전제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지원이 발표되자 대한항공은 공식입장문을 통해 “항공기의 90%가 운항하지 못할 만큼 심각한 상황에 직면해 있는 항공산업에 대해 정부와 국책은행에서 적시에 긴급 유동성 지원방안을 마련해 주신데 대해 감사드린다”며 “정부와 국책은행의 지원방안에 부응하여 대한항공은 국가 기간산업인 항공산업의 위기 극복 및 조기 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추가적 자구안 마련에 대한 뜻을 밝히기도 했다.

앞서 한진그룹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자산매각 및 자본확충 등 자구노력을 이어왔다. 지난해 11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미국 뉴욕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항공운송사업과 그와 관련된 사업에만 관심이 있다”며 "이익이 안 나면 버려야 한다"며 한진 그룹 내 구조조정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또 조 회장은 지난 지난 3월 주주총회 이후 입장문을 통해 "기존에 발표한 송현동 부지 등 유휴자산 매각과 더불어 이사회와 협의해 추가적인 자본 확충 등으로 회사의 체질을 한층 더 강화하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한진그룹은 최근 송현동 부지 등 유휴자산 매각을 진행 중이며 최근 매각 주관사로 '삼정KPMG·삼성증권' 컨소시엄을 선정하기도 했다. 매각 대상 유휴자산은 ▲대한항공 소유 서울 종로구 송현동 토지(3만6642㎡) 및 건물(605㎡) ▲대한항공이 100% 보유한 해양레저시설 ‘왕산마리나’ 운영사 ㈜왕산레저개발 지분 ▲칼호텔네트워크 소유 제주 서귀포시 토평동 파라다이스 호텔 토지(5만3670㎡) 및 건물(1만2246㎡)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기내식사업의 추가 매각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를 봐도 기내식사업 분리는 매력적인 대상일 수밖에 없다. 아시아나항공은 2003년 루프트한자와 8대 2 지분율로 LSG스카이셰프코리아를 설립했다. 2018년 루프트한자와의 계약 종료 후엔 하이난항공과 6 대 4로 지분율을 갖는 게이트고메코리아를 세워 현금을 확보했다.

또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의 기내식센터를 통합하려고 했지만 코로나19 사태 등 대내외 상황에 불가피하게 계획을 무기한 보류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한빛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