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이천시의 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 현장 인근 모가체육공원에 마련된 피해 가족 휴게실에서 30일 오후 시공사 대표가 무릎을 꿇고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황보준엽 기자] 이천 물류창고 공사현장 시공사 대표가 유가족에게 사죄했다.

시공사 건우 대표이사 이모씨는 30일 오후 2시 이천시 모가면 소고리 화재 현장 인근 피해가족 대기실(모가실내체육관) 단상 위에서 무릎을 꿇은 뒤 "정말 죄송하다.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할 수 있는 건 다 하겠다"며 죄송하다는 말만 연신 되풀이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유족들은 향후 대책에 대한 설명없이 사과만 반복되자 "대책을 말하라"며 항의했다.

이 대표는 단상에 올라간 지 5분도 안 돼서 업체 관계자의 부축을 받고 체육관을 빠져나갔다. 유족들은 대책을 설명하고 가라는 거센 항의를 쏟아부으며 뒤를 쫓았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가 갑자기 쓰러졌고, 인근에 대기 중이던 119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대표가 떠난 뒤 유족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건우 측은 체육관에 관계자를 보내 유족들과 대책 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29일 이천시 모가면 물류창고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불로 총 38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다쳤다.

희생자 대부분은 전기·도장·설비 등 업체에서 고용한 일용직으로 파악됐으며 현재까지 사망자 중 29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황보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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