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9일 제주월드컵경기장서 맞대결 성사
남기일(왼쪽)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 정정용 서울 이랜드FC 감독. /OSEN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미뤄진 프로축구 K리그2(2부) 개막이 9일로 확정됐다. 이날 개막전은 제주 유나이티드와 서울 이랜드FC(서울E)의 맞대결로 오후 1시 30분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다. 두 팀은 올 시즌을 새 사령탑과 함께 시작한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K리그2 첫 경기부터 긴장감 가득한 숙명의 대결이 축구팬들을 찾는다.

남기일(46) 제주 감독은 2017년 1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두 시즌 간 성남FC 지휘봉을 잡았다. 특히 부임 첫해인 2018시즌엔 팀을 K리그2 2위로 이끌며 1부 승격을 이뤄냈다. 2019시즌엔 38경기에서 12승 9무 17패 승점 45로 잔류까지 성공했다. 기업구단과 비교해 전력이 열세인 시민구단 성남을 탄탄한 팀으로 바꾸며 지도력을 인정 받았다. 2019시즌 종료 뒤 남 감독은 2부 강등된 제주로 가는 뜻밖의 선택을 했다. 1부에서 안정적인 경력을 쌓던 그가 다시 경쟁이 치열한 2부로 가는 것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남 감독은 제주 취임 당시 “프로선수라는 꿈을 이뤄준 친정팀 제주의 감독을 맡아 기쁘다”며 “목표는 1부 복귀다. 만반의 준비로 반드시 승격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남 감독은 1997년 제주 전신인 부천SK에서 프로에 데뷔해 2003년까지 뛰다 은퇴했다. 남 감독이 성남 지휘 당시 전방 압박과 유기적인 조직력을 강조해 왔기에 제주 특유의 패스 플레이, 이른바 ‘감귤타카’를 극대화할 것으로 제주 구단은 전망했다.

정정용(51) 서울E 감독에게 2020시즌은 특별하다. 프로팀 감독으로서 데뷔하는 첫 해기 때문이다. 2014년 K리그2 대구FC에서 수석코치를 역임한 게 프로팀 커리어 전부다. 대신 대한축구협회 전임 지도자로서 유소년 육성에 탁월한 역량을 발휘해 왔다. 지난해 20세 이하(U-20)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참가한 2019 폴란드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선 한국 남자축구 사상 최초로 FIFA 주관 대회 결승 진출(준우승)을 이뤄냈다.

영광을 뒤로하고 남 감독과 같이 친정팀 서울E 지휘봉을 잡은 정 감독은 연령별 대표팀을 이끌던 경험을 프로팀에 접목해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취임식에서 그는 “서울E는 2년 연속 K리그2 최하위에 머물렀다. 더는 내려갈 곳이 없다. ‘한국축구의 가능성이 될 팀’으로 만들겠다. 많이 지켜봐 달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 바람은 승격해 K리그1 FC서울과 ‘서울더비’를 하고 떠나는 거다. 서울E에 있는 동안 꼭 해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프로 사령탑 경력에선 남 감독이 앞서지만 2019 FIFA U-20 월드컵 준우승 신화의 정 감독도 철저하게 시즌을 준비하는 만큼 제주와 서울E의 개막전은 한치 양보 없는 진검승부가 될 전망이다.

한편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K리그2 제주 원정 경기에 나서는 팀들을 배려한다. 숙박 없이 당일에 다녀오도록 제주 경기를 오후 4시 이전 킥오프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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