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연합뉴스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뉴욕 증시가 이틀 연속 하락했다. 특히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또한 아마존과 애플 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시장의 기대에 못 미쳤던 것도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622.03포인트(2.55%) 떨어진 2만3723.6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81.72포인트(2.81%) 하락한 2830.7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84.60포인트(3.20%) 급락한 8604.95에 장을 마쳤다.

다만 주간 기준으론 3대 지수 모두 소폭 하락세를 기록하며,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주간 다우지수는 0.22%, S&P500지수는 0.21%, 나스닥지수는 0.34%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이날 코로나19의 발병원인을 두고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점에 대해 우려로 소극적인 매매에 임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주요 기업의 실적 우려와 경제 지표 둔화 등이 시장의 발목을 잡았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코로나19가 중국의 우한 바이러스연구실에서 발원했다는 증거가 있다며 이에 대한 책임을 묻는 차원에서 중국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역시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면서 "그 점에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커들로 위원장은 중국에 관세를 부과할지 등의 결정은 전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달려 있다고 했다.

코로나19 발생에 대한 책임 공방으로 미국과 중국이 다시 무역 갈등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는 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다.

이날 발표된 아마존과 애플 등의 실적이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친 점도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아마존은 지난 1분기 매출은 양호했지만, 순익이 시장의 예상치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아마존은 또 2분기에 영업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내놨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직원들의 급여 인상과 각종 보호조치 강화 등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소식에 아마존 주가는 이날 7.6% 가량 폭락하며 지수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애플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올해 2분기 실적 전망(가이던스)을 내놓지 않았다. 애플이 실적 전망을 제시하지 못한 것은 2003년 이후 처음이다. 애플 주가 역시 이날 1.6% 가량 하락했다.

미국의 경제지표도 연일 부정적인 모습이다. 미국의 실업 보험 청구자 수는 최근 6주간 3000만명 이상 폭증했다.

또한 이날 발표된 공급관리협회(ISM)의 4월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전월 49.1에서 41.5로 급락했다. 이는 2009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한편, 미국 식품의약처(FDA)는 이날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긴급 사용 수 있도록 승인했다. 하지만 이 같은 소식은 이미 투자자들이 알고 있던 호재로 증시에 상승 동력으로 작용하지는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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