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근절되지 않는 악성 댓글에 연예계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여러 연예인이 몇 년간 악성 댓글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지만 도를 넘은 악성 댓글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故 설리의 극단적인 선택으로 악성 댓글에 대한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됐다. 이후 악성 댓글을 근절시키기 위해 국내 포털트는 댓글 기능을 잠정 폐지하고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와 연관 검색어 서비스를 중단했다. 하지만 악플러들은 연예인들의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으로 자리를 옮겨 악성 댓글을 계속 만들어내는 중. 이로 인해 연예인들은 악플러의 아이디를 공개하거나 법적 대응을 예고하며 강력한 조치에 나서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 도를 넘은 악성 댓글

김나정 아나운서는 2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팬페이지를 가장한 악플러의 SNS 계정을 캡처한 사진을 공개했다. 해당 사진을 공개하며 김나정 아나운서는 "내 팬페이지라고 하지만, 마치 예전에 꼭 내 안티 계정을 만든 사람과 한 계정이라고 할 정도로 닮아있다. 지난번처럼 영상 중 이상한 캡처짤들 만들어서 업로드 하면서 이번에는 신고당하는 게 염려됐는지, 나쁜 말은 없고 멘트도 다 칭찬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지능적인 듯 하지만 전 안티 계정을 떠오르게 하는 부분에서는 그다지 머리가 좋아 보이진 않는다. 이렇게 노력과 심혈을 기울일 정도로 내가 질투나나라는 생각이 들어 나를 가치 있는 사람임을 깨닫게 해줘서 오히려 만감이 교차한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라비는 2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악플러에게 받은 메시지를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넌 조주빈이랑 똑같다. 꼴값 떠네 조작으로 여자 쳐 만난 게' 등의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라비는 "나에게 후배 가수와 만난다며 험담하는 것도 이해하려 했다. 근데 고민 끝에 이야기를 꼭 해드리고 싶다. 이런 행동들 때문에 저와 제 주변 동료들이 호흡하기 조차 벅찬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상한 취미에 쓸데없이 행동력과 꾸준함 갖지 말고 본인에게 도움되는 일을 하길 바란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시크릿 정하나도 지난 1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악플러와의 대화를 공개했다. 이어 정하나는 "이유 없이 욕 보내면 똑같이 대응하겠다. 10년 만에 첫 맞대응이다. 앞으로도 가치없는 삶 쭉 사시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이후 게시글을 본 정하나의 팬들은 응원 댓글을 남겼고 정하나는 "오늘 그 어떤 때보다 응원 메시지를 많이 받았다. 기운 난다. 다들 예쁜 것만 보고 예쁜 생각 하자. 정말 감사드린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 악성 댓글에 맞서는 강경 대응

이병헌, 유지태, 한효주 등이 소속된 BH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30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소속 배우들에 대한 악의적 비방과 댓글들에 강경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BH엔터테인먼트는 "당사는 소속 배우들에 대한 악의적 비방과 근거 없는 억측 및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악플러들에게 엄중히 경고합니다. 온라인 상에서 소속 배우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인격을 모욕하는 행위는 명백한 범죄 행위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포털 사이트, 기사 댓글, 각종 SNS 등에서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범법 행위에 대해 즉각적으로 사례를 수집하여 법적 대응을 불사할 것이고 이에 대한 합의와 선처는 절대 없음을 알려드린다"라고 전했다.
슈퍼주니어 김희철도 악플러들에 대한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지난 22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한 영상을 통해 "지난해에 떠난 두 친구가 안 좋은 이슈에 휘말리는 일을 더 이상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김희철은 "악플 고소에 대해 알아봤다. 가능한 만큼 경찰에 다 넘길 거다. 나는 손해 볼 게 없다"며 "악플 캡처본을 사이버 수사대나 변호사 분들에게 보내면 잡을 수 있는 세상이다. 선처는 없다"고 이야기했다.

앞서 김희철은 20일 JTBC '77억의 사랑'에서 故 설리와 구하라를 떠나보낸 심경을 밝힌 바 있다. 김희철은 "최근 악플로 떠나보냈던 두 친구랑 정말 친했었다"며 이야기를 꺼냈다. 해당 방송 이후 위근우는 故 설리를 둘러싼 악플러 언급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했고 일부 누리꾼들은 김희철의 발언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러자 김희철은 도를 넘어서는 악플러들에 대해 법적 대응을 이어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반면 고준희는 루머를 유포한 30여 명의 악플러들과 싸움을 마무리한 결과를 공식적으로 알렸다. 20일 고준희의 소속사 마운틴무브먼트 측은 "악플러 32명 중 2명을 제외하고 모두 기소됐다. 2명은 소재불명으로 기소 중지됐다. 여러 차례 경찰의 출석 통지에도 불출석한 악플러에게는 체포영장이 떨어져 전국 수배로 검거를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고준희는 빅뱅 출신 승리의 일본 투자자 접대 의혹이 제기된 과정에서 카카오톡 대화 내용에 언급된 여배우라는 루머가 떠돌았다. 이에 해당 루머를 유포한 악플러들을 고소했다.

이처럼 다수의 연예인이 악성 댓글에 강경 대응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는 일시적인 결과일 뿐이다. 무엇보다 네티즌들의 근본적인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악플러에게는 단순한 비난 댓글 하나일 수 있지만 이를 당하는 이에게는 인격 파괴와 정신적 질환을 불러올 수 있는 문제다. 2일 방송된 JTBC '가장 보통의 가족'을 통해 공개된 서유리의 일상을 보면 알 수 있다. 이날 방송에서 서유리는 "5년 전쯤 내게 달린 악플을 보다가 심장이 쪼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정신 차려보니 쓰러져 있었다"며 "병원 가서 진단 받고 계속 병원에 다니고 있다"고 고백했다.

사진=OSEN, JTBC 방송 화면, 라비 인스타그램 캡처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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