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2020시즌 K리그1 27라운드로 결정
이동국ㆍ염기훈 80-80클럽 목전
2017년 국가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춘 염기훈(왼쪽)과 이동국. /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K리그를 대표하는 두 베테랑 이동국(41ㆍ전북 현대)과 염기훈(37ㆍ수원 삼성)이 ‘전인미답(前人未踏)’ 대기록에 도전한다. 둘은 나란히 80득점 80도움을 의미하는 80-80클럽 가입을 목전에 뒀다.

‘라이언킹’ 이동국은 ‘자타공인(自他共認)’ K리그 최고의 공격수다. 1998년 포항 스틸러스 유니폼을 입고 데뷔해 지난해까지 537경기에 나와 224골 77도움을 올렸다. 2017시즌 이미 70-70클럽(70득점 70도움) 가입으로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그는 올 시즌 3도움만 추가하면 대망의 80-80클럽 전당에 이름을 올린다. 불혹을 넘긴 나이지만 2009년부터 2018년까지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전성기 못지않은 기량으로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경험이 쌓이면서 동료를 활용한 플레이에도 눈을 떴다. 폭발적으로 능력이 좋아진 2011년(15도움)부터 9시즌 평균 5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득점과 함께 전반적인 팀 공격력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증명한다. 다만 2017시즌 5도움, 2018시즌 4도움, 2019시즌 2도움으로 매년 개수가 줄어드는 점은 올해 대기록 달성이 쉬운 목표가 아니라는 것을 분명하게 한다.

전북 현대 이동국. /한국프로축구연맹

염기훈은 K리그 최고의 도우미다. 2006년 프로 데뷔(전북)한 이래 지금까지 국내에서만 활약한 ‘K리그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통산 371경기에 출전해 73골 106도움을 올렸다. 역대 K리그 도움 1위다. 이동국과 같이 이미 70-70클럽에도 가입한 상태다. 윙어로 뛰면서 득점보다 동료와 연계 플레이에 강점을 보인다. 특히 세트피스에서 정교한 왼발 킥은 수원의 핵심 공격 루트다. 올 시즌 7골만 넣으면 80-80클럽에 가입한다.

하지만 이동국처럼 대기록 달성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득점력이 뛰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2015년 8골을 넣은 이후 네 시즌 동안 평균 5.5골에 그쳤다. 지난해는 26경기 6골로 시즌을 마쳤다. 중앙 공격수 포지션도 아닌 30대 후반 선수가 5년 만에 7골 이상 넣기 위해선 각성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주변 환경도 따라줘야 한다. K리그 역사에 남을 기록인 만큼 도달하기까지 과정이 쉽지 않다.

수원 삼성 염기훈. /OSEN

이동국과 염기훈의 대기록 달성 여부를 결정할 또 다른 변수는 올 시즌 K리그1(1부) 일정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하 연맹)은 8일 K리그1 개막과 함께 경기 수 축소도 결정했다. 지난해까지 유지하던 38라운드에서 27라운드로 경기 수를 대폭 줄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개막이 두 달 넘게 미뤄졌기에 10월 4일까지 정규리그(22라운드)를 마치기 위한 최선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스플릿 라운드(파이널 A, B)는 5경기로 확정했다.

연맹의 결정은 두 베테랑에게도 출전 기회가 그만큼 줄어든다는 걸 의미한다. 선발보다 교체로 나오는 일이 잦고 은퇴가 가까워지는 상황에 지난해보다 11경기나 적은 현실은 가혹하기만 하다.

예기치 못한 변수에도 37년 K리그 역사에 최초 수식어를 남기기 위한 두 베테랑의 2020시즌 여정이 ‘해피엔딩(happy ending)’으로 마무리될지 주목된다.

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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