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김영광 입단테스트 거쳐 성남FC와 계약
데뷔 때 달던 41번으로 초심 찾기 나서
김영광. /OSEN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한때 K리그1(1부)에서 손꼽히던 ‘국가대표 출신’ 골키퍼 김영광(37)은 주전 경쟁을 이겨내고자 2015년 신생팀 K리그2(2부) 서울 이랜드FC(서울E)로 이적해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갔다. 이곳에서 5시즌을 보낸 김영광은 올 2월 구단과 상호 합의로 계약을 해지해 자유계약선수(FA)가 됐다. 은퇴 갈림길에 섰던 그는 3월 국가대표 시절 동료 김남일(43)이 감독으로 있는 K리그1 성남FC와 계약을 체결하고 마침내 1부리그로 돌아왔다.

2002년 전남 드래곤즈에 입단하며 프로 경력을 시작한 김영광은 1년 뒤 데뷔 꿈을 이루고 조금씩 저변을 넓혀갔다. 2004년 2월엔 한국 축구 국가대표로 선발돼 오만과 친선경기에 출전하며 A매치 데뷔전도 치렀다. 그해 22경기에 출전(19실점)하면서 전남 주전 골키퍼로 도약했다. A대표팀에선 언제나 ‘거미손’ 이운재(47ㆍ은퇴)의 그늘에 가려 있었지만, K리그에선 독보적인 존재였다. 전남(2002~2006)과 울산 현대(2007~2013)를 거치며 팀의 첫 번째 옵션으로 자리 잡았다. 2004 아테네올림픽, 2006 독일월드컵,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도 대표팀과 함께했다.

2013년 탄탄대로를 달리던 그에게 뜻밖의 제동이 걸렸다. 소속팀 후보 골키퍼였던 김승규(30ㆍ가시와 레이솔)가 급성장하면서 조금씩 설 자리를 잃었다. 그해 김승규가 32경기에 나올 동안 김영광은 6회 출전에 그쳤다. 2012년 호주와 친선경기를 끝으로 더 이상 A대표팀에도 발탁되지 못했다. 운명의 장난처럼 울산에서 김영광을 후보로 밀어낸 김승규는 승승장구하며 2013년 8월 페루와 A매치를 시작으로 지난해 12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까지 6년간 48경기(35실점)에 나와 A대표팀 주전 수문장으로 성장했다.

김영광. /OSEN

김영광은 2014년 경남FC(33경기 출전)를 마지막으로 1부리그를 떠났다. 2015년 서울E에서 재기에 나섰다. 5시즌 동안 183경기(255실점)에 출전하며 주전 골키퍼로서 자격을 입증했다. 축구팬들로부터 “2부리그는 너무 좁다”는 얘길 들을 정도로 실력은 여전했다. 서울E가 최근 두 시즌 연속 K리그2 최하위에 머무는 동안에도 김영광은 제 몫을 다했다.

마침내 부활했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정정용(51) 감독 체제 하에서 개편을 진행 중인 팀에 남을 상황이 되지 못했다. FA로 풀린 그는 자존심을 내려놓고 입단 테스트를 거쳐 성남에 입단했다. 그러면서 프로 데뷔 당시 달았던 41번을 유니폼 등에 새겼다.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지다.

18년 전 촉망 받는 유망주에서 어느새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 된 김영광은 30대 후반이란 적지 않은 나이에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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