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구속된 전 유도 국가대표 왕기춘이 유도계에서 퇴출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6년 전국체급별유도선수권대회에서 인터뷰 하는 왕기춘의 모습. /연합뉴스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구속된 전 유도 국가대표 왕기춘(32)이 사실상 유도계에서 퇴출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유도계에 따르면 대한유도회는 이르면 다음 주 스포츠공정위원회(상벌위원회)를 개최하고 왕기춘에 관한 징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왕기춘의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가 사실로 판명될 경우 그는 유도계 영구제명 및 삭단(유도 단급을 삭제하는 행위) 징계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왕기춘은 앞서 1일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구속돼 대구지방경찰청에서 수사를 받고 있는 중이다. 사건은 다음 주 중 검찰에 송치될 계획이다.

왕기춘은 한때 한국 유도의 희망이었다. 2007년 리우데자네이루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73㎏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유도의 간판으로 떠올랐다. 당시 한국 남자 선수 역대 최연소 우승 기록이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남자 73㎏급에선 은메달을 획득하며 승승장구했다. 2009년과 2010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선 잇따라 금메달을 따내며 다시 한 번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그러나 그는 유도계 밖에선 구설에 휩싸였다. 인성 문제로 지탄을 받기도 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한 후 선수 생활을 접은 왕기춘은 대구에서 유도관을 열고 활동을 이어왔다.

한편 이번 사건으로 왕기춘과 관련된 몇몇 유도관은 이름을 바꾸고 왕 씨 이름이 담긴 간판을 떼내기도 했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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