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대학 입시 앞둔 고3 부담감 반영한 결과... 수시모집 완성도 문제 여전
사교육으로인한 격차 불가피할 듯... 비대면 수업의 한계성 드러내
유은혜 교육부 장관 /교육부 제공

[한스경제=마재완 수습기자] 교육부는 13일 고등학교 3학년생을 시작으로 순차적 등교에 돌입한다고 4일 발표했다.

'등교개학' 첫 대상으로 고3이 선정된 이유는 위생수칙을 준수할 확률이 타학년보다 높기 때문으로 알려졌으나 보다 직접적인이유는 연말에 있을 대학 입시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앞서 온라인개학 때는 중학교 3학년이 '고등학교 입시를 앞뒀다'는 이유로 고3과 함께 첫 대상이 됐었다. 그러나 이번엔 중3은 고교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생수칙을 잘 지키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 탓에 우선 등교대상에서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방역당국과 협의 결과 연휴가 끝나고 14일 뒤부터 본격적으로 등교수업을 시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라면서 "다만 고3은 진로·진학준비를 위해 연휴에서 일주일이 지난 시점부터 등교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봤다"라고 설명했다.

대입 전형이 세분화 되면서 현재 고3은 대학수학능력시험 점수를 통한 정시모집보다 수시모집으로 대학에 가려는 비율이 높다. 4년제 대학들도 올해 신입생 77%를 수시모집으로 선발할 예정이다.

정시모집을 위한 수능 공부는 등교를 못해도 학원이나 개인 학습 등으로 준비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지만 수시모집을 준비하는 경우는 핵심 평가요소인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완성도가 등교할 때보다 상대적으로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학생부는 교사가 학생의 학업 상황을 종합적으로 관찰해서 평가한 기록이다. 교육부도 학생부를 '학생의 성장과 학습 과정을 교사가 상시 관찰·평가해 누적한 종합기록'이라고 정의한다. 원격수업 등으로 교사와 학생이 직면 대면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학생부 기록이 불완전해질 확률도 높아진다.

특히 학생부 세부 항목 중 '개인·과목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은 교사가 자신이 담당하는 학생에 대해 세밀한 관찰을 통해 기록해야 한다. 비대면 수업으로 진행되는 현 상황에서는 상대적으로 부실하게 기재될 수 있다. 해당 항목은 학생이 평소에 보이는 수업태도나 수행평가 결과를 반영해 작성하므로 평소 학업 수행도가 드러나는 항목이다.

대학 입학처에서도 학생부 평가 시 해당 항목을 주요 평가 요소로 채택하고 있다. 원격수업 중에도 교사가 학생의 학습 과정을 관찰·확인해 학생부에 반영하는 것은 가능하다. 다만 현재 진행중인 고교 원격수업은 '실시간 쌍방향' 수업 방식보다 '콘텐츠 활용형'이나 '과제형'인 경우가 많아 교사가 학생의 학습 과정을 세부적으로 관찰·확인하기가 어렵다.

교육부는 학생부 부실기재 우려를 반영해 올해 수시모집 학생부 작성 기준일과 마감일을 예년보다 보름 늦춘 9월 16일로 발표했다. 그러나 입시를 목전에 둔 고3만큼은 빠르게 등교하게 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수시모집에 반영되는 고등학교 3학년 1학기 중간고사가 생략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점에 대한 우려도 크다. 늦어진 개학 일정에 따라 중간고사가 생략되면 기말고사 한 번으로 고등학교 3학년 1학기 내신 성적이 입시에 반영되기 때문에 수시모집을 준비하는 경우 부담이 커진다.

원격수업이 등교를 통한 대면 수업보다 효율이 떨어지는 점도 고3 우선 등교에 영향을 주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출석 인정을 위해 학교 원격 수업에 참여만 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사교육에 매달릴 가능성이 크다. 사정상 사교육을 받지 못하고 학교 수업만으로 수능을 준비해야 하는 학생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과 격차가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고3 외 학생들은 20일부터 다음 달 1일 사이 순차적으로 등교하게 된다. 구체적인 등교 날짜는 ▲고2 ▲중3 ▲초 1~2학년생 ▲유치원생은 이달 20일에 등교하고 ▲고1 ▲중2 ▲초등 3~4학년생은 27일 학교에 간다. 중1과 초등 5~6학년생은 6월 1일 등교를 시작한다. 

마재완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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