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대한항공, 18분기 흑자행진 깨질 듯…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국제선 수요 회복 불투명
각 항공사의 여객기가 인천국제공항에 멈춰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항공업계가 올해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초긴장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고사 위기에 처해 있기에 사상 최악의 ‘마이너스’ 분기 성적이 예상돼서다. 코로나19가 사실상 3월부터 영향을 미친 점을 고려하면 다가올 2분기 실적은 더 부진할 전망이다.

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2015년 3분기부터 이어진 18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 행진이 깨질 전망이다. 1분기 영업손실은 2400억원대로 예상된다. 여객 매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감소할 전망이다.

일단 2015년 3분기부터 작년 4분기까지 18분기 연속 기록한 영업이익 흑자 행진은 깨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의 1분기 영업손실을 2400억원대로 내다보고 있다.

1분기 여객 매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30%가량 쪼그라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체 매출액의 20%가량을 차지하는 화물이 코로나19 국면에서 비교적 선방하고 있어 일각에서는 1분기 영업손실을 1000억원 내외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국제선 여객 노선 축소로 쉬고 있는 여객기를 화물 전용기로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진단 키트를 비롯한 의약품 수송을 확대하면서 1분기 화물 운송량이 전년 대비 8% 이상 증가했다.

상하이~북미 구간 항공 화물 운임지수도 2월 다섯째 주 3.04(달러/㎏)에서 3월 넷째 주 6.59로 2배 이상 오르는 등 국제 항공화물 운임이 급등해 여객 매출 급감에 따른 손실을 일부 보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다음 주 중에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도 적자폭이 더 커질 전망이다. 작년 한 해 별도 기준 368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올해 1분기에도 3000억원대 영업손실을 낼 것이라는 비관론이 제기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15일 1분기 실적을 내놓을 예정이다.

저비용항공사(LCC)도 줄줄이 ‘마이너스’ 실적이 예상된다.

제주항공은 이르면 8일, 늦어도 다음 주 중에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며, 티웨이항공도 이달 15일 1분기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진에어는 대외 악재와 더불어 국토교통부의 제재 장기화로 실적 악화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나 다음 주 중에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2분기 실적은 이보다 더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사태 와중에도 이번 황금연휴를 맞아 ‘반짝 특수’를 누렸지만 국내선 위주라 국제선이 중심이 됐던 과거보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편이다.

정부가 6일부터 코로나19 방역 체계를 ‘생활 속 거리 두기’로 전환하기로 했으나 항공 여객 수요는 해외의 방역 상황과도 연관된 만큼 당장의 수요 회복은 기대하기 어렵다.

대한항공의 경우 여객 매출의 94%에 달하는 국제선 운항률이 10%대에 그치고 있어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수준인 1조6000억원 안팎으로 폭락할 전망이다. 적자 폭이 확대되며 영업손실도 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진에어도 지난달부터 신규 노선 취항과 기재 도입 제한 등 국토부의 ‘족쇄’는 풀렸지만 코로나19 국면에서 취할 수 있는 확장 전략이 제한적인 만큼 당분간은 여전히 ‘보릿고개’를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분기의 부진은 항공업계의 구조 재편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당초 지난달 말로 예정됐던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주식 취득 예정일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아시아나항공 매각 작업에도 비상이 걸렸다.

아시아나항공은 예정대로 인수·합병(M&A) 절차가 마무리되면 대규모 신규 자금 유입과 원가 구조 개선을 통해 재무 안정성과 수익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었으나 HCD현산의 인수 작업 연기로 차질이 생겼다. 자회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자본 잠식도 업계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제주항공은 해외 결합심사 승인이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달 29일로 예정됐던 이스타항공의 지분 취득 예정일을 연기한 상태다. ‘셧다운’ 중인 이스타항공의 인력 구조조정 진행 상황과 내부 갈등도 변수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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