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코로나19가 만든 프로야구 개막전 진풍경
[현장에서] 코로나19가 만든 프로야구 개막전 진풍경
  • 인천SK행복드림구장=박대웅 기자
  • 승인 2020.05.05 16:54
  • 수정 2020-05-05 16:56
  • 댓글 0

5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 외야석엔 관중 대신 마스크를 쓴 '무' 관중이 자리했다. /박대웅 기자

[한국스포츠경제=박대웅 기자]이채롭고 생경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상 처음으로 5월에 개막한 2020시즌 KBO리그 프로야구 개막전의 모습을 두고 하는 말이다. 

2020시즌 KBO리그 프로야구는 5일 서울 잠실과 인천, 대구, 광주, 수원에서 일제히 개막했다. 오랜 야구 갈증에 시달린 만큼 야구팬들의 함성으로 가득해야 하겠지만, 코로나19로 이날 개막전은 무관중으로 진행됐다. 대신 생경한 풍경이 자리했다.

5일 한화 이글스와 SK 와이번스의 개막전이 열린 인천SK행복드림구장 관중석에는 함성을 지르는 관중 대신 마스크를 쓴 '무' 관중이 빈 좌석을 대신했다. 또 응원단상에는 '건강하게 다시 만나요', '전력을 다해 싸워준 의료진 여러분 감사합니다'라는 문구가 걸렸다. 또한 아랍권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알자지라부터 AP통신과 AFP통신, 로이터통신, 니혼TV, 미국 블롬버그 마켓츠 등 11개에 달하는 전 세계 주요 외신 기자들이 KBO리그 개막 취재를 위해 인천을 찾았다.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역대급’ 외신의 취재열기다. 

경기 전 감독과 취재진의 사전 인터뷰는 정부의 생활방역 지침 준수 차원에서 더그아웃이 아닌 1·3루 프랜들리존에서 진행됐다. 감독과 취재진의 거리는 평소 볼 수 없었던 확성기로 채웠다. 

텅 빈 관중 속에 개막을 맞은 감독들은 특별한 소감을 전했다. 염경엽 SK 감독은 "개막이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가 있다. 항상 긴장되고 기대되는 건 무관중이어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한용덕 한화 감독 역시 "연습경기와 다른 느낌이다. 프로야구가 개막해 기쁘다"고 밝혔다. 

5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 응원석에 코로나19 방역에 힘쓴 의료진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문구가 게재됐다. 박대웅 기자

양 팀 감독은 코로나19 사태로 불거진 늦은 개막이 한국 야구를 전 세계에 알릴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염 감독은 "KBO리그가 관심을 받는 것이 반갑고 알릴 수 있어서 좋다"며 "국민의 의식 덕분에 이런 관심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야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KBO리그가 얼마나 재미있고 좋은 경기를 하는지 보여줄 수 있는 기회다. 이런 기회 속에서 선수와 감독, 프런트 등 모든 사람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감독 역시 "한국 국민들은 정말 대단하다. 모두 (방역지침을) 잘 지켜 KBO리그 개막을 맞이할 수 있게 됐다"며 "외신도 이런 부분을 놀라워할 것이다. 잘 해나간다면 전 세계적으로 한국을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2020시즌 프로야구가 개막했지만 텅 빈 인천SK행복드림구장 전경. 박대웅 기자

시구자도 특별했다. 이날 시구를 위해 코로나19로 힘든 이웃을 위해 자신의 용돈을 턴 11세 노준표 군이 마운드에 올랐다. 노 군은 코로나19로 힘든 이웃을 돕기 위해 자신의 용돈을 모아 마스크 100개, 라텍스 장갑 200개, 휴대용 소독 티슈 86개를 기부했다. 

그라운드에서 애국가를 부르는 장면도 없었다. 대신 팬들이 애국가를 부르는 영상이 상영됐다. SK의 홈 개막전 애국가는 공모로 선정된 예랑 어린이집 미소반 어린이들의 합창이었다. 

비록 관중 없는 다이아몬드지만 SK 치어리더의 치어리딩은 계속됐다. SK 응원단장과 치어리더는 유튜브로 지켜보고 있을 팬들을 위해 혼신의 응원전을 펼쳤다. 텅 빈 경기장에 울려 퍼지는 SK 응원단의 응원 소리가 썰렁한 인천SK행복드림구장을 가득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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