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베테랑 이동국이 골 세리머리를 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8일 개막하는 2020시즌 프로축구 K리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라 무관중 경기로 진행된다. 그라운드 위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은 TV 중계 화면으로 축구 팬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통쾌한 골과 함께 선보이는 선수들의 세리머니는 경기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선수들이 어떠한 골 뒤풀이로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할지 주목되는 가운데, 그 동안 K리그에서는 나온 독특한 세리머니들을 다시 살펴 본다.

◆품격 있는 베테랑들의 세리머니

베테랑 선수들은 특유의 골 세리머니로 여유를 드러내 왔다. 리그 최고령 선수인 이동국(41ㆍ전북 현대)은 득점을 성공한 후 두 팔을 양쪽으로 펼쳐 훨훨 나는 세리머니를 한다. 통산 224골로 K리그 최다 득점 1위에 올라 있는 그의 세리머니는 창의적이지는 않지만 남다른 품격을 자랑한다. 올 시즌 이 세리머니가 과연 몇 차례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왼발의 달인’ 염기훈(37ㆍ수원 삼성 블루윙즈)은 어퍼컷 세리머니를 한다. 입을 크게 벌리고 짜릿한 표정을 지어 팬들에게 남다른 현장감을 선사한다. 그라운드의 로맨티시스트인 정조국(36ㆍ제주 유나이티드FC)은 아내를 위한 반지 키스 세리머니를 하고,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박주영(35ㆍFC서울)은 득점 후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세리머니를 선보인다.

◆세리머니 맛집은 부산과 울산 구단

골 세리머니 맛집은 부산 아이파크와 울산 현대다. 선수 개인이 아닌 단체 세리머니를 보여주는 독특한 팀들이다. 2018시즌 승강 플레이오프(PO)를 앞두고 부산의 김문환(25), 호물로(25), 이동준(23) 등은 이색적인 세리머니를 고민하다가 카메라 앞에서 단체로 포즈를 취했다. 2019시즌에도 매 경기 누군가 득점에 성공할 땐 모두가 카메라 앞에 모여 각자 턱을 받치는 포즈, 일렬로 서서 유니폼 마킹을 가리키는 포즈 등 다양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특히 부산이 K리그1(1부) 승격을 확정했던 지난해 승강 PO 2차전에선 호물로의 득점 이후 선수들이 카메라 앞에 모여 부상으로 빠진 박종우(31)의 유니폼을 펼쳐 들어 눈길을 끌었다.

울산 구단은 팀의 상징인 호랑이를 활용한 세리머니들을 보여줬다. 2017년 울산에서 뛰던 이종호(28ㆍ전남 드래곤즈)는 골을 넣고 양손을 호랑이 발톱처럼 세운 뒤 포효하는 세리머니를 했다. 이 세리머니는 이후 경기 중은 물론이고 경기 종료 후 승리의 단체 사진에서 선수와 팬들이 함께 하는 울산 구단의 시그니처로 자리 잡았다.

◆독특한 세리머니 기대감 고조

이 외에도 리그에선 독특한 세리머니들이 많이 나왔다. 제주 남준재(32)는 화살 세리머니로 유명하다. 그는 득점 후 그라운드에 무릎을 꿇고 활시위를 당기는 모습을 해 ‘레골라스’라는 애칭이 붙여졌다. 인천 유나이티드 송시우(27)는 후반 중반에 투입된 뒤 극적인 골을 자주 넣는다고 해서 '시우타임'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그는 시우타임에 골을 넣을 때면 자신의 손목을 가리키는 세리머니를 펼쳐 팬들의 환호를 유도한다.

상주 상무 문선민(28)은 골 세리머니로 관제탑 댄스를 선보이곤 했으며, 서울의 알렉산다르 페시치(28)는 거수경례 세리머니를 해왔다. 부산 구스타보 빈치씽코(25)는 흥겨운 댄스로 팬들의 입가에 미소를 짓게 했다.

지난 시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울산 김보경(31)은 눈을 가렸다가 서서히 얼굴을 보여주는 ‘기생충 하트 세리머니’ 등으로 화제를 모았다. 올 시즌 전북에서 뛰는 그는 또 한 번 독특한 세리머니로 팬들을 즐겁게 하겠다는 각오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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