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차우찬. /OSEN

[잠실=한국스포츠경제 이정인 기자] LG 트윈스의 토종 에이스 차우찬(33)이 ‘개막전 징크스’와 작별을 고하며 팀에 2년 연속 개막전 승리를 안겼다.

차우찬은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0시즌 KBO 리그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1홈런) 2볼넷 7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호투했다. LG가 8-2로 이기면서 시즌 첫 승을 따냈다. 

LG는 외국 투수 타일러 윌슨과 케이시 켈리(이상 31)가 2주간 자가격리를 하느라 합류가 늦어 개막전 선발 등판이 불가능했다. 류중일(57) 감독에게 개막전 선발로 낙점 받은 차우찬은 타팀과 교류전에 두 번 나가 7.1이닝 4안타 1실점을 기록하며 개막을 순조롭게 준비해왔다.

차우찬은 삼성 소속이던 2011년과 2012년, 2016년 개막전 선발로 나선 바 있다. 그러나 개막전 선발 등판을 기준 좋게 마친 기억이 없었다. 3경기에서 15이닝 11실점(10자책)에 그치며 승리 없이 2패만 떠안았다.

네 번째 도전은 달랐다. 경기 초반 제구가 흔들리며 투구수가 많았지만, 2회부터 영점이 잡히면서 두산 타선을 꽁꽁 묶었다. 빠른 공 최고 구속은 시속 141Km에 그쳤으나 슬라이더, 커브, 스플리터를 섞어 두산 타자들을 요리했다. 몸쪽과 바깥쪽을 넘나드는 예리한 제구력이 빛났다.

3회까지 무실점을 기록한 차우찬은 4회초 두산 4번타자 김재환(32)에게 우월 솔로홈런을 맞고 이날 유일한 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5회와 6회를 연속 삼자범퇴로 틀어막았다. 임무를 다한 뒤 3-1로 앞선 7회초 진해수와 교체되며 이날 등판을 마쳤다. 투구수는 101개였다.

LG는 7회부터 진해수-정우영-김윤식으로 이어지는 불펜진을 가동했다. LG 불펜의 기둥인 이들은 1이닝씩 나눠 던지며 승리를 지켜냈다. 

2년 연속 개막전 승리를 챙긴 LG 선수단이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임민환 기자

‘3전4기’ 끝에 개막전 승리투수의 영예를 거머쥔 차우찬은 “준비기간이 길었는데 첫 경기 잘 마쳐서 좋다. 연습경기부터 던져와서 떨리진 않았고 편하게 했다“며 “최소실점으로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유)강남이의 리드가 좋았다. 우승이 간절한데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게 먼저다. 오늘처럼만 하면 충분할 것 같다“고 기뻐했다. 

LG 마운드의 호투 릴레이에 타선도 화답했다. 2회초 2사 후 박용택(41)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김민성(32)이 좌중간 2루타를 터뜨려 가볍게 선제점을 뽑았다. 3회엔 정근우(38)의 좌중간 2루타에 이어 김현수가 투런포를 작렬하며 3-0으로 앞서나갔다. 김현수의 홈런은 2020 KBO 리그 첫 홈런으로 기록됐다. LG는 8회말 이천웅(32)의 3루타, 김현수와 유강남(28)의 1타점 2루타, 상대 연속 폭투 등으로 3점을 추가하며 쐐기를 박았다.

역대 개막전 승률이 가장 낮은 LG는 2년 연속 개막전에서 승전고를 울리며 기분 좋게 시즌을 시작했다. 지난해 개막전에선 KIA 타이거즈를 2-0으로 꺾은 바 있다. 아울러 3년 만에 두산과 어린이날 맞대결에서 승리하며 ‘엘린이’(LG+어린이)들을 웃게 했다. 역대 두산과 어린이날 상대전적은 10승 14패가 됐다. 류중일 감독은 “개막전 첫 단추를 잘 끼운 것 같아 기쁘다 “며 “차우찬이 6이닝 1실점으로 잘 던졌고 특히 완급조절이 좋았다. 불펜 투수들도 좋았다. 타선에선 김현수가 고비 때마다 타점을 올려준 것이 승인이다”고 밝혔다. 

잠실=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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