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마이클 조던 vs 르브론 제임스 공격과 수비 현미경 분석
마이클 조던. /NBA 시카고 불스 공식 인스타그램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57)을 다룬 ESPN 다큐멘터리 '마지막 춤(The Last Dance)’이 시청률 대박을 터뜨리며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ESPN은 매회 60분, 총 10부작으로 제작해 일요일마다 두 편씩 방영하고 있다. 1부는 평균 630만명, 2부는 580만 명의 시청자가 지켜봤다. 2012년 보 잭슨(58)을 다룬 '당신은 보를 알지 못한다(You don't Know Bo)’의 360만 명을 뛰어넘은 자사 다큐멘터리 사상 최다 시청자 수라고 ESPN은 전했다.

‘조던 열풍’이 일면서 현역 최고 농구 스타 르브론 제임스(36ㆍLA레이커스)와 비교 논쟁은 다시 불거졌다. 미국프로농구(NBA) 역사상 가장 위대한 파워포워드 중 한 명인 찰스 바클리(57)는 자신이 꼽은 역대 최고 선수 명단(All-Time List)에 마이클 조던을 1위, 르브론 제임스를 7위에 올려놨다.

마이클 조던과 르브론 제임스 프로필 비교. /한국스포츠경제DB

◆득점왕 10회 조던은 ‘최강의 공격 병기’

득점왕 10회(통산 평균 30.1득점)에 빛나는 조던의 공격력은 농구 역사상 최강으로 꼽힌다. 페이스업 공격 시 숄더 페이크나 펌프 페이크 동작 한두 번으로 수비수를 교란시킨다. 아이솔레이션 상황에선 순간적인 퍼스트 스텝으로 상대를 제치고 골밑으로 돌진해 가공할 만한 체공력을 선보이며 득점을 해낸다. 좌우와 중앙을 가리지 않는 돌파 능력, 공중에서의 보디컨트롤 능력 또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제임스의 페이스업은 조던 만큼 화려하지는 않지만 파워와 무게감은 비견될 만하다. 스몰포워드이지만 파워포워드를 연상시키는 거대한 체격(206cm 113kg) 덕분에 돌파 순간 상대 선수와 접촉이 있어도 중심이 무너지지 않는다. 유연성과 민첩성은 조던이 낫지만 스피드는 제임스도 조던 못지 않다. 수비 리바운드를 잡고 적진까지 달려 들어가 슛을 마무리하는 ‘코스트 투 코스트(Coast to coast)’ 능력, 하프코트 부근에서 골밑을 향해 달려들어가는 능력은 여전히 현역 최고 수준이다.

조던의 포스트업 기술은 완성형이다. 그는 포스트업 시 좌우를 살피다가 한쪽으로 더블 팀이 들어오면 반대쪽으로 몸을 틀어 페이드어웨이 슛을 쏘거나 골밑으로 파고든다. 1996-1997시즌 정규리그 뉴욕 닉스와 홈 경기에서 그는 군더더기 없는 스텝과 턴으로 수비수 앨런 휴스턴(49)을 완벽하게 떨어뜨린 뒤 예술에 가까운 슛을 성공했다. 양쪽에서 3명의 수비수가 달려들 땐 외곽으로 공을 빼주는 킥아웃을 시도한다. 강골에 의한 파워, 현란한 풋워크, 부드러운 턴, 킥아웃 능력 모두 갖춰 수비수로선 제어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제임스는 2012년 ‘풋워크의 달인’인 센터 하킴 올라주원(57)의 과외를 받는 등 노력으로 프로 초창기에 비해 포스트업 능력이 발전했지만, 조던의 능력에는 미치지 못한다. 스핀 무브와 풀업 점퍼 능력에서도 조던이 제임스에게 비교 우위를 점한다.

왼쪽부터 필 잭슨 감독과 스카티 피펜, 마이클 조던, 데니스 로드맨. /NBA 시카고 불스 공식 인스타그램

◆종합적인 수비 능력도 ‘조던의 판정승’

조던은 게리 페이튼(52)과 함께 가드로서는 NBA 역대 최고의 수비수로 평가 받는다. 조던(1988년)과 페이튼(1996년)은 가드로서는 이례적으로 올해의 수비수상을 받았다. 민첩성과 점프력, 파워에다가 의지까지 겸비한 조던의 수비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지난 1997-1998시즌 플레이오프(PO) 1라운드 뉴저지 네츠와 홈 경기 종료 직전 조던은 재빠른 동작으로 상대 선수의 공을 스틸해 덩크로 연결했다. 종료 약 50초를 남겨두고 91-91 동점 상황에서 해낸 결정적인 스틸이었다. 같은 시즌 정규리그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와 홈 경기 4쿼터 종료 직전 당시 35세 조던은 마지막 공격을 시도하는 26세 그랜트 힐을 찰거머리처럼 달라붙어 수비했다. 조던의 수비 때문에 힐의 종료 직전 마지막 점프슛은 림을 통과하지 못했다. 조던은 페이튼과 함께 ‘트래시 토커’로도 정평이 나 있다. 상대 선수와 심리전에서도 강점을 드러냈다.

제임스의 수비력은 초창기 약점으로 지적됐지만, 30세 전후에는 리그 최고 수준까지 발전했다. 그는 파워포워드는 물론 센터까지 일정 수준으로 막아낼 수 있다. 스피드와 점프력, 민첩성 등을 종합한 전성기 운동 능력은 조던 못지 않다. 제임스의 장기는 속공하는 상대 선수를 추격해 스파이크처럼 강하게 블록슛을 하는 것이다. 다만 최근 몇 년간 그의 수비력은 크게 떨어졌다는 지적을 받았다. 발이 느려져 상대를 놓치는 등 체력과 집중력이 예전만 못해졌다. 리바운드 능력은 제임스가 조던에 비해 크게 우위에 있다.

마이클 조던. /NBA 시카고 불스 공식 인스타그램

◆역대 최고 농구 선수는 단연 조던

양적 통계의 나라 미국에선 NBA 역대 최고의 선수 논쟁을 다루는 기사들이 심심찮게 등장한다. 고졸(세인트메리고) 출신인 제임스는 이른 나이에 프로에 뛰어 들어 누적 기록에서 대학(노스캐롤라이나대) 출신인 조던을 앞서거나 앞서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우승 횟수(6-3)와 MVP 등 주요 수상, 평균 및 단일 기록에선 여전히 조던이 상대적인 우위를 가져가고 있다.

미국 유력 언론들이 분석한 NBA 역대 최고의 선수 순위를 종합해 보면 1위는 이견 없이 조던이 꼽히고 있다. 2위를 놓고는 카림 압둘자바(73)와 빌 러셀(86), 르브론 제임스, 고(故) 윌트 채임벌린 등이 경합을 벌이고 있으며, 그 뒤를 매직 존슨(61) 등이 따르고 있다. 선수로서 이미 황혼기에 접어든 제임스가 조던의 아성을 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농구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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