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문화 콘텐츠 산업은 여타 분야에 비해 압도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산업으로 선망의 대상이 된 지 오래입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대중문화의 즐거움을 누리는 수요자에서 부가가치의 혜택을 누리는 공급자를 희망하고 있기도 하지요. 이에 한국스포츠경제 연예문화부 기자들이 나서 그 동안 전문가들이 미처 다루지 않았던 혹은 못했던 엔터테인먼트와 관련된 경제학 이면을 찾아보고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하는 코너를 진행합니다. <편집자 주>

전세계가 코로나19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외부 활동을 기피하는 ‘집콕’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넷플릭스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와 VOD 콘텐츠가 각광받는 가운데 웹툰 역시 ‘집콕러’ 관련주로 수혜를 받고 있다.

■ K웹툰 인기 급상승..카카오페이지 하루 거래액 20억 돌파

국내 1위 웹툰·웹소설·장르문학 CP업체 (콘텐츠 제공업체·Contents Provider) 디앤씨미디어 주가는 6일 기준 전일 대비 10.56% 상승한 2만5650원에 거래되고 있다. 디앤씨미디어는 하위 브랜드에서 제작한 콘텐츠를 출판 및 카카오, 네이버, 리디북스 등 웹 플랫폼 등에 유통한다.

디앤씨미디어 주가 상승에는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 수 급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인들이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며 한국 웹툰이 인기를 얻고 있다. 카카오재팬의 웹툰 플랫폼 ‘픽코마’의 대표적인 한국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은 전체 랭킹 1위를 기록 중이다.

이달 1일 기준 ‘나 혼자만 레벨업’은 일본에서 하루 동안 2815만엔(약 3억2300만원, 거래액 기준)의 수입을 올렸다. 일본인 독자 약 50만 명이 편당 700원씩 지불하고 웹툰을 본 셈이다. 지난 14개월 동안 일본에서 7억6500만엔(약 88억 원)을 벌었다.

디앤씨미디어의 콘텐츠를 유통하는 카카오페이지 역시 웹툰, 웹소설 등의 하루 거래액이 20억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자사가 확보한 IP의 국내외 일 거래액이 5월 1일 기준으로 20억원을 넘기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6일 밝혔다. 2015년 처음 일 거래액 1억원을 돌파한 후 5년 만에 20배로 성장한 수치를 보였다.

해외 유통 거래액이 크게 늘어났다. 올해 1분기 기준 카카오페이지 국내외 IP 거래액은 1000억원을 웃돌며 전분기 대비 16%, 전년 동기 대비 41% 성장했는데 이 중 해외 IP 유통 거래액이 전분기 대비 53%, 전년 동기 대비 164% 상승한 수치를 보였다.

이는 해외 서비스에서 한국 작품에 대한 인기가 꾸준히 상승한 효과다. 카카오페이지의 주요 해외 시장은 일본과 인도네시아다. 인도네시아는 2018년 현지 웹툰 서비스 기업 ‘네오바자르’를 인수한 뒤 올해 초 서비스명을 ‘카카오페이지 인도네시아’로 바꾸고 인기 작품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이용자인터페이스(UI)를 개선하며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카카오페이지 관계자는 “카카오재팬의 만화플랫폼인 픽코마가 2016년 론칭 이래 매년 2배 이상의 성장세를 보인 것이 배경”이라며 “픽코마는 외형 및 내실을 탄탄히 다지며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으며 올해 연간 기준으로도 흑자를 예상하고 있다. 픽코마의 성장세에는 카카오페이지의 강력한 ‘K-스토리(Story) IP’가 뒷받침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픽코마 내 카카오페이지의 IP가 1.3%임에도 불구하고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한 점이 눈길을 끈다. K웹툰의 가치가 일본에서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카카오페이지 관계자는 “일본 시장을 거점으로 올해 글로벌 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며 "올해 중국, 대만, 태국 등 아시아는 물론 북미 진출을 위한 발판을 공고히 다질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 드라마·영화로..2차 창작 가능성 무한대 K웹툰

K웹툰이 인기를 얻는 이유는 드라마, 영화 등 2차 창작 가능성이 활짝 열려 있기 때문이다. 전체 콘텐츠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엄청나다. 실제로 웹툰 IP를 활용한 JTBC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는 최고 시청률 16.5%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또 ‘메모리스트’ ‘계약우정’, ‘쌍갑포차’, 영화 ‘정상회담’ 등 카카오페이지의 IP를 기반으로 한 드라마와 영화 등이 잇따라 제작되고 있는 추세다.

하나의 콘텐츠로 여러 창작물을 만들어내는 ‘OSMU’(One Source Multi-Use) 전략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웹툰을 본 이용자는 영상화된 작품에 관심을 갖고, 영상을 먼저 접한 이용자는 웹툰을 찾아보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웹툰으로 탄탄한 IP를 확보한 뒤 드라마나 영화,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2차 콘텐츠를 만드는 방식이 효과적이다”라며 “웹툰 원작 드라마나 영화에 한류 스타를 캐스팅하고 넷플릭스 등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과 수출 계약을 맺는 사례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사진=카카오페이지, JTBC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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