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경상수지가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지난 3월 경상수지가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치 통계에 따르면 3월 경상수지는 62억3000만달러로 흑자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 50억4000만달러 대비 11억9000만달러가 늘었다. 지난 2019년 5월 이후 11개월 연속 흑자 행진이다. 

상품수지 흑자가 전년 대비 축소됐지만 서비스수지 적자가 줄어들고 본원소득수지가 흑자로 전환한 것이 주효했다. 

상품수지 흑자는 70억달러로 전년 동기 83억4000만달러 대비 13억4000만달러 감소했다. 수출이 462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3.3% 줄어 코로나19에 따른 영향이 일부 가시화했다. 

통관 기준으로는 대중(對中)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6.2% 줄었다. 반면 미국(16.8%), 유럽연합(9.5%) 등 다른 주요국으로의 수출은 증가했다. 대중 수출을 제외하면 지난 3월까진 코로나19에 따른 수출 타격이 본격화하지 않은 셈이다. 

또 반도체·석유제품 등 주요 수출품목의 수출단가가 떨어진 것도 3월 수출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수입은 394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0.6% 감소했다. 반도체 제조장비 등 자본재 수입이 증가했지만 원유 등 원자재와 소비재 수입이 감소한 영향을 받았다.

서비스수지는 14억6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지만 적자 폭은 1년 전보다 6억4000만달러 줄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여행 수입과 지출이 모두 급감한 가운데 여행수입 감소 폭이 지급 감소 폭보다 여행수지 적자가 3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2억달러 확대됐다.

반면 임금·배당·이자의 움직임인 본원소득수지는 전년 동기 6억1000만달러 적자에서 지난 3월 9억3000만달러 흑자로 돌아섰다. 외국인 투자기업의 수익성이 나빠지고 환율이 올라 배당금을 지급할 유인이 줄어서다.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도 5억5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지만 적자폭은 전년 동기 대비 4억1000만달러 감소했다.

올해 1분기를 기준으로 한 경상수지 흑자는 136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121억9000만달러 대비 14억2000만달러 증가했다. 

그러나 4월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상수지가 적자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 배당 지급으로 본원소득수지 적자 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미 집계된 4월 무역수지가 9억5000만달러 적자로 99개월 만에 흑자 행진을 멈춘 탓이다.

지난해 4월 경상수지는 외국인 배당 지급 확대와 수출 악화로 3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는 3월 중 대중 수출을 중심으로 상품수지에 제한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4월 들어선 미국, 유럽연합 수출이 모두 감소해 상품수지에 미치는 영향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4월 무역수지 적자로 경상수지도 적자를 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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