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던 '더 킹'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17일 첫 방송을 시작한 SBS 금토극 '더 킹-영원의 군주'('더 킹')은 시청률 11.4%로 시작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지만 이후 시청률 하락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탄탄하지 않은 설정과 인물들의 어설픈 감정선 쌓기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끌어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 거기에 방영 전 불거졌던 캐스팅 갑질 논란에 이어 정은채 사생활 스캔들, 왜색 논란까지 이어져 회를 거듭할수록 혹평을 받고 있다.

■ 공감 얻지 못한 감정선ㆍ설정

'더 킹'은 악마에 맞서 차원의 문(門)을 닫으려는 이과(理科)형 대한제국 황제와 누군가의 삶ㆍ사람ㆍ사랑을 지키려는 문과(文科)형 대한민국 형사의 공조를 통해 차원이 다른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다.

방영 전부터 대한제국과 대한민국이라는 두 개의 평행세계가 공존한다는 판타지적 설정에 대한 기대감과 두 주인공의 특징을 이과, 문과로 나눈 것이 신선하다는 호평을 얻었다. 

실제로 첫 방송 시청률은 11.4%를 기록했다. 시청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지상파 드라마 중에서는 꽤 높은 첫 방 시청률이었다. 2020년 기대작 중 하나였던 만큼 시청자들의 관심도 높았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더 킹'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끌어내지 못하고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6회에서 다시 두 자릿수 시청률을 찾기는 했지만 3회부터 5회까지는 한 자릿수 시청률로 시청률 하락세를 이어갔다.

무엇보다 '더 킹'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지 못하게 된 데에는 어설픈 설정과 갑작스러운 인물들의 감정선 변화 때문. '더 킹' 첫 방송에서는 평행세계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과 대한제국의 이곤(이민호)이 대한민국의 정태을(김고은)을 궁금해하고 찾아 나서게 되는 배경이 그려졌다. 이로 인해 시청자들은 자연스럽게 이곤의 감정선을 따라가게 됐다. 정태을에 대한 집착과 수학과 과학에 대한 지식이 많아 평행세계를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던 점 등 앞서 설명된 설정이 도움이 됐다. 

하지만 2회에서 다소 갑작스러운 스토리가 펼쳐졌다. 2회 말미, 이곤이 정태을에게 청혼을 하는 장면이 그려진 것이다. 앞으로 두 사람의 로맨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을 암시하는 부분이었지만 다소 급한 전개였다. 게다가 5회 방송분에서는 이곤과 정태을의 키스신이 그려지기도 했다. 3, 4회에서 두 사람이 만남을 이어갔지만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만 그려졌을 뿐 서로에 대한 감정을 쌓은 상태는 아니었다. 실제로 두 사람의 키스신이 방송된 후 다수의 네티즌은 갑자기 이어진 키스신에 전혀 공감을 못 하는 반응을 보였다. 빠른 전개는 이해하지만 키스신은 너무 갑작스러웠다는 것이다.

■ '더 킹'을 둘러싼 논란

'더 킹'의 시작은 화려했다. 스타작가 김은숙 작가의 신작이자 이민호의 데뷔 후 복귀작이고 이민호와 김고은이 각각 '상속자들' '도깨비' 이후 김은숙 작가와 다시 호흡을 맞추는 작품이기에 한층 기대는 높아졌다. 하지만 방영 전부터 캐스팅과 관련해 갑질 논란에 휘말리는가 하면 정은채의 사생활 스캔들, 왜색 논란 등으로 인해 부정적인 여론을 쌓아가고 있다.

먼저 '더 킹'은 방영 전 출연을 논의하던 한 연기자가 제작진으로부터 갑작스럽게 하차 통보를 받았다고 폭로하면서 갑질 논란이 불거졌다. 그러자 '더 킹' 측은 "캐스팅 갑질에 거론된 배우는 지난해 10월 형사 역으로 캐스팅됐으나 이후 대본 설정의 변경으로 캐릭터 나이대가 고령으로 바뀌며 최종 캐스팅에선 불발됐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캐스팅 불발 소식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연락이 늦어졌고 이에 배우 소속사와 오해가 생겼다. 추후 캐스팅 디렉터의 거듭된 사과에 이어 감독 역시 캐스팅 관련된 사항을 이야기해 배우, 소속사와 원만히 해결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캐스팅 논란이 많은 이들의 기억에서 잊혀질 때쯤 '더 킹'에서 대한제국 최연소 총리 구서령으로 분한 정은채가 가수 정준일과 불륜설에 휩싸였다. 정은채가 정준일이 유부남인 것을 몰랐다는 주장과 알고 만났다는 주장이 엇갈리며 논란이 불거졌다. 일종의 해프닝으로 끝나는가 했지만 해당 논란이 계속되자 정은채 소속사 키이스트는 "양측 모두가 현재 이 사안에 문제점을 제기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보도가 되면서 마치 현재의 사건처럼 왜곡되고 있다"며 "개인 사생활의 문제가 특정 시점에 공론화되면서 또 다른 피해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공식 입장을 전했다.

그런가 하면 '더 킹'은 왜색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오프닝 영상에 등장하는 대한제국 상징 목조 건물과 특정 이미지가 일본의 건축 양식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왜색 논란이 불거졌다. 그러자 제작진은 "목조건물의 경우 우리나라 사찰과 중국 궁의 특징을 베이스로 가상의 목조건물을 만드는 과정에서 일본 사찰의 일부 특징적인 부분이 사용됐음을 확인했다. 타이틀 디자인을 즉시 수정하고 재방송ㆍVOD 서비스 등은 교체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제작진이 불찰을 인정하면서 해당 논란은 끝나는 듯했지만 6부에서 대한제국과 일본의 해상 전투 장면에서 일장기를 단 일본 군함이 우리나라 군함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일면서 다시 왜색 논란에 휩싸였다.

재차 왜색 논란이 불거지자 6일 백상훈 PD는 "우리나라 군함에 일장기를 달거나 우리나라 군함을 일본 군함으로 오인하게 하려는 어떠한 의도도 없었다. 전문가가 아니다보니 육안으로 보기에 비슷비슷해 보이는 각국 군함의 특징에 대해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했고 실사 자료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일일이 확인해야 했음에도 콘티 중심으로 자료를 선택하는 우를 범했다"고 사과했다.

이처럼 '더 킹'은 많은 이들의 관심 속에서 순조로운 시작을 보였지만 여러 논란과 어설픈 서사 구성으로 시청률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회차가 거듭될수록 주인공의 감정에 몰입할 수 있는 설정보다는 다소 의욕만 앞선 전개를 보여주고 있어 시청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반부로 들어선 '더 킹'이 남은 방송분을 통해 다시 시청률 반등을 노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SBS '더 킹-영원의 군주'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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