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결핵 진료지침’ 4판 발간…국내 현실 맞는 표준화된 진료지침 마련
신약·신속진단 제도 개선-다제내성결핵 컨소시움 구축
오송 질병관리본부

[한스경제=홍성익 보건복지전문기자] 보건당국이 다제내성결핵(MDR-TB, multidrug-resistant tuberculosis) 퇴치를 위해 질환 초기에도 베다퀼린 제제와 같은 신약을 핵심 약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치료기준을 변경했다. 치료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8일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에 따르면 다제내성결핵 퇴치를 위해 신속한 진단·신약 사용기준을 담아 ‘결핵 진료지침 4판’을 펴냈다. ‘다제내성결핵’이란 이소니아지드와 리팜핀 두 가지의 항결핵제에 내성이 있는 결핵균에 의해 발생한 결핵을 말한다.

이번 결핵 진료지침은 2011년 초판 이후 네 번째 개정판으로, 우리나라 현실에 맞는 결핵 진료·관리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 지침은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가 주관해 전문가들로 구성된 결핵 진료지침 개발위원회를 통해 개정됐으며, 지난해 3월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안을 바탕으로 국내 현실에 맞는 표준화된 다제내성결핵 진단·치료방법을 담았다.

이번 개정안에서는 치료 성공을 높이기 위해 다제내성결핵 환자를 보다 빨리 진단하고, 초기에도 신약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신속 진단 및 신약 사용 기준을 변경했다.

다제내성결핵 진단에서는 진단 지연을 줄이기 위해 모든 결핵환자의 첫 배양 균주 혹은 항산균 도말 양성 검체에 대해 이소니아지드와 리팜핀의 신속감수성검사를 권고했다.

다제내성결핵이 확인된 경우 반드시 추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퀴놀론계 약제에 대한 신속감수성검사도 추가 권고했다.

이에 정부는 진료현장에서 권고안이 적용될 수 있도록 퀴놀론 신속감수성검사 체계를 구축·운영할 방침이다. 결핵 퀴놀론 신속감수성검사 체계 구축 사업은 결핵 1차 항결핵제 내성인 경우 신규검사코드를 생성하고, 유전자증폭 및 염기서열분석으로 퀴놀론 감수성 검사 결과를 신속하게 병원에 환류하도록 한 것이다.

이와 함께 다제내성결핵 치료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베다퀼린(신약), 리네졸리드 및 퀴놀론계 약제를 다제내성결핵의 치료초기부터 포함할 핵심약제로 분류했다.

또 다른 신약인 델라마니드의 경우 WHO에서는 핵심 약제로 분류했으나, 국내 지침에서는 선택약제(C2군)로 분류하고 베다퀼린의 대체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권고했다.

이를 통해 핵심약제(A, B군) 중심으로 치료가 가능하게 돼, 부작용 위험이 감소되고 환자의 편리성은 증가될 것으로 보인다.

심태선 결핵진료지침 개정위원장은 “이 지침은 결핵 환자를 치료하는 임상 현장에서 활용하는 국내 유일한 진료지침으로, 우리나라 결핵 근절에 한 발 다가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이번 개정을 통해 국내 다제내성결핵의 진단 및 치료 방향을 제시할 뿐만이 아니라, 검사법 개발, 환자진료 형태 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정은경 질본 본부장은 “진료지침 발간을 위해 노력해주신 결핵 진료지침 개정위원회등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일선 의료현장에서 결핵환자를 치료하는 데 유익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결핵 진료지침 개정에 따라 결핵예방관리 강화대책 실행계획의 일환인 다제내성결핵 신약 등의 요양급여 확대 및 신속감수성검사 제한 완화 등 관련 제도가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아울러 “다제내성결핵 환자의 치료성공을 높이기 위해 다제내성결핵 전문 진료기관 지정과 협회(컨소시엄)구축을 준비 중에 있으며, 이를 통해 다제내성결핵 환자관리를 지속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나라의 결핵 신규환자는 지난해 기준 2만3821명(10만 명당 46.4명)으로, 2011년 이후 8년 연속 감소중이다.

이 중 다제내성결핵 신규환자는 580명(2.4%)으로 매년 꾸준히 줄고 있으나, 치료성공률은 2017년 기준 64.7%로 선진국의 70-80%에 비해 여전히 낮아 질병부담을 낮추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

항결핵제 분류 변경표/제공= 질병관리본부

홍성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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