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정진영 기자] 젠더에 대한 사회적 담론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는 이 때 방송, 가요 등 연예계에서 보여주는 젠더 관념 역시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큰 영향을 주는 아이돌 비즈니스에서 성 관념을 어떻게 설정하고 있느냐는 눈여겨 봐야 할 일. 이에 가요계 유명 기획사들에서 배출한 아이돌 그룹들의 프로파일을 분석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편집자 주>

코로나19로 연예계가 어수선한 와중에도 앨범을 내고 새롭게 대중에게 인사한 그룹들이 있다. 스타쉽에서 몬스타엑스 이후 오랜만에 론칭한 크래비티부터 브레이브 엔터테인먼트의 새 얼굴 다크비, CJ ENM이 공들여 론칭한 거대한 세계관의 그룹 TOO 등이 그 주인공. 이번 엔터프로파일러 시간에는 2020년 데뷔한 보이 그룹들을 프로파일링한다.

크래비티.

크래비티

성격: 강인함
특징: 새로운 세계를 열망함
관심사: 새로운 세계
연애관: 일단은 관심 없음
한 줄 정리: "스스로 널 가둔 틀을 부수면 돼."('브레이크 올 더 룰즈', 2020)

다소 어두운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듯하지만 그것에 잠식되진 않는다. 스타쉽 엔터테인먼트가 몬스타엑스 이후 아주 오랜만에 론칭한 신인 보이 그룹 크래비티는 선배인 몬스타엑스의 강인함의 유전자를 고스란히 물려 받았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아주 당당하고 거침없는 기세로 흔들었던 몬스타엑스에 비해 크래비티는 현실을 "짙은 어둠이 날 장악해"('블랙아웃', 2020), "이렇게 흘러가겠지 이토록 아무 의미 없게. 희망이 사라져버린 속삭임"('브레이크 올 더 룰즈')이라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크래비티의 강인함은 바로 여기서 나온다. 이들은 "어딘지도 내가 누구인지도 몰라. 긴 절망만 차올라"('낯섦', 2020)라고 이야기할 만큼 깊은 절망의 구덩이 속에서도 "내 꿈은 드높아"('낯섦')라며 꿈을 노래하고, "현실은 늘 가혹해. 순응하게 만들지. 하지만 널 피워내"('브레이크 올 더 룰즈')라며 힘듦을 이겨낼 의지를 잃지 않기 때문이다.

다크비.

다크비

성격: 자신감 넘치고 자유로운 성격
특징: 젊음과 자기자신에 심취해 있음
특기: 넘치는 자신감을 드러내는 것
관심사: 자기 자신
한 줄 정리: "뭐가 걱정임. 우린 아직 젊지."('유스', 2020)

2020년에 데뷔한 아이돌 그룹들 가운데 자신감이 가장 넘치는 그룹을 꼽자면 다크비 아닐까. "미안해 엄마 노는 게 좋아. 미안해 엄마 친구가 좋아"('미안해 엄마', 2020)라며 다소 철이 덜 든 듯한 면을 보이기도 하는 다크비는 오히려 이렇게 덜 자란, 어쩌면 위태로울 청춘을 마음껏 즐기는 청년들이다. 주머니 속에 잡히는 게 없더라도 "뭐가 걱정임. 우린 아직 젊지"('유스')라며 낙관하고, "내 곡으로 꽉 채운 콘서트. 모든 카메라 날 향해 클로즈업"('엘리베이터', 2020)이라며 꿈을 꾸는 걸 멈추지 않는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라고 걱정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그런 우려는 넣어 둬도 될 것 같다. 아무 생각 없이 놀기만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실은 "보석함 속 빈칸 빼곡하고 싶어 뜀박질을 더 반복해. 목에 피가 나도"('고 업', 2020)라고 노래할 만큼 치열한 노력으로 꿈을 뒷받침 하고 있기 때문이다.

TOO.

TOO

성격: 장엄해 보이지만 인간미 있음
특징: 거대한 세계관
관심사: 이상향
연애관: 사랑은 서둘 수 없다
한 줄 정리: "낯선 듯 익숙한 이 세계를 넘어"('매그놀리아', 2020)

멤버들 한 명, 한 명이 동양적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그룹 TOO는 글로벌 무대를 향한 CJ ENM의 뚜렷한 비전이 보이는 그룹이다.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동양적 가치관으로 세계관을 꾸렸고, 데뷔 앨범에부터 '유 캔트 허리 러브'라는 모든 가사가 영어로 된 트랙을 실었다. 10명이나 되는 다인원 그룹에 광대한 세계관까지. TOO의 첫인상은 넓고 거대하고, 또 아직은 모호하다. 앞으로 TOO로서 추구해나갈 이상향을 매그놀리아, 즉 목련에 비유한 데뷔 곡 '매그놀리아'에는 "오묘한 이 기시감. 의문들에 갇힌 채 난 뒤흔들려"라는 가사가 나온다. 새로운 그룹, 새로운 세계관이지만 어디선가 많이 본 것 같은 기시감. TOO는 앞으로 이런 기시감을 떨쳐 내고 자신들만의 정체성을 제대로 각인시키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할 것 같다. 다만 장대한 세계관 속에서도 언뜻 언뜻 보이는 인간미는 TOO의 강점이라 할 수 있겠다. 몰아치는 장대한 세계관에 압도되다가도 "괜찮아요 잠깐 바람이라도 쐐요. 지금부턴 아무 생각 말아요 잠시만. 지나가요 조금만 더 비티면"('기억해요', 2020)이라는 잔잔한 위로가 필요할 때가 있으니 말이다.

사진=스타쉽 엔터테인먼트, 브레이브 엔터테인먼트,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n.CH엔터테인먼트 제공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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