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대전 하나시티즌, 수원FC 원정서 승리
서울 이랜드, 제주 원정서 극적인 무승부
생각보다 강한 전력 뽐낸 두 팀
대전 하나시티즌 선수들. 맨 오른쪽이 안드레 루이스. /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9일 개막한 ‘하나원큐 K리그2 2020’에서 두 팀이 눈에 띄는 경기력으로 축구팬들을 사로잡았다. 대전 하나시티즌과 서울 이랜드FC가 주인공이다.

지난해 각각 9위, 10위로 리그 최하위권을 기록한 두 팀은 나란히 올 시즌을 앞두고 새 감독을 선임해 재단장에 나선 공통점이 있다. 리그에 순조롭게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예상을 깨고 첫 경기부터 위력을 뽐내며 청사진을 그렸다.

대전은 올 1월 하나금융그룹이 인수하면서 기업구단으로 재창단했다. 포항 스틸러스, FC서울을 지도 황선홍(52)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고 기존 2월 말 개막에 맞춰 빠르게 리빌딩을 시작했다. 대전은 뜻하지 않게 찾아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개막이 두 달 넘게 연기되면서 전력을 다질 시간적 여유를 얻었다. 9일 수원FC 원정경기에서 뚜껑을 연 대전의 한방은 생각보다 강했다.

대전 안드레(10)가 드리블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특히 외국인 공격수 안드레 루이스(23)의 존재감이 강렬했다. 안드레는 선발 출전해 0-1로 끌려가던 전반 35분 박인혁(25)의 감각적인 패스를 받아 동점골을 터뜨렸다. 득점 직전 드리블로 수원FC 수비수 두 명에게서 탈압박 하는 장면은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냈다. 1-1로 팽팽하던 경기 흐름은 후반 45분 박용지(28)의 결승골로 깨졌다. 대전은 K리그2 잔뼈가 굵은 수원FC를 상대로 인상적인 전력을 과시하며 2-1 역전승을 따냈다.

경기 뒤에도 대전은 축구팬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데뷔전에서 골을 넣은 안드레가 관심 지분을 거의 독차지했다. 팬들은 안드레가 마치 잉글랜드 공격수 웨인 루니(35ㆍ더비 카운티 FC)를 연상케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외모뿐만 아니라 온몸을 쓰는 투박한 드리블이 루니와 비슷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루니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2004~2017) 일명 ‘절구통 드리블’로 유명했다. 황 감독 체제 이후 첫 경기인 수원FC 원정에서 승리한 대전을 향한 팬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동점골 뒤 환호하는 서울 이랜드FC 선수들. /한국프로축구연맹

정정용(51) 감독 체제로 바꾼 서울 이랜드도 돌풍을 예고했다. 9일 제주 유나이티드 원정경기에서 1-1로 비겨 소중한 승점 1을 얻었다. 서울 이랜드엔 기적과 같은 결과다.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고 제주가 시즌 전 ‘승격 청부사’ 남기일(46) 감독을 선임하면서 정조국(36), 에델(33) 등 수준급 선수를 수혈했기에 전력 차가 크다는 예상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제주에서 닻을 올린 ‘정정용호’는 끈끈함으로 제주에 맞섰다. 수비수를 3명만 두고 중원을 강화했다. 역습 상황에서 빠르고 조직적인 공격진의 움직임도 빛났다.

정 감독은 한국 20세 이하 축구 국가대표팀 시절처럼 후반전 교체 전략으로 경기 흐름을 바꾸며 승부사다운 면모를 뽐냈다. 교체로 들어간 원기종(24)은 1-1을 만드는 귀중한 동점골을 뽑아냈다. 이달 초 정 감독이 개막을 앞두고 본지와 인터뷰에서 “9일에 우리가 준비한 팀 철학, 빠른 템포 축구, 90분 내내 포기하지 않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고 밝힌 내용이 그대로 녹아든 경기였다.

한편 10일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2 1라운드 경기는 원정팀 부천FC가 충남아산FC에 1-0 승리를 거머쥐며 마무리됐다.

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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