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비시즌 FA 최대어로 꼽히는 가드 이대성. /OSEN

[한국스포츠경제=김준희 수습기자] 이번 비시즌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가드 이대성(30)은 현재 시장에서 최대어로 꼽히는 선수다. 보수서열 31위 이하로 보상 없이 영입할 수 있다는 점도 그의 가치가 높아진 이유 중 하나다. 이런 가운데 그가 최근 자신의 행보에 대한 힌트를 던지면서 이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대성은 7일 KBS의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FA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방송에서 그는 “이미 마음은 80% 정했다”며 “다음 주 정도에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힌트를 더 달라”고 하자 “(팀명이) 두 글자”라는 답변을 남겼다.

계약은 도장을 찍어야 알 수 있지만, 일단 원소속구단 잔류 가능성은 이대성의 언급대로 80% 사라졌다. 이대성의 현 소속팀 전주 KCC 이지스는 팀명이 세 글자(KCC)이기 때문이다. 관계자들과 팬들은 이대성의 유력 행선지로 부산 KT 소닉붐과 서울 삼성 썬더스를 점치고 있다. 이대성이 말한 두 글자 팀이면서 영입에 관심이 있거나 샐러리캡상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 서동철(52) KT 감독은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이대성에게 관심이 있다”는 뜻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대성이 KT 혹은 삼성으로 간다면 각각 어떤 시나리오를 예상할 수 있을까.

먼저 KT로 이적했을 경우를 생각해 보자. 이대성이 2번 자리에 들어선다면 좀 더 빠르고 공격적인 라인업이 가능하다. 주전 포인트가드인 허훈(25)과 이대성이 번갈아가며 볼 핸들러 임무를 소화할 수 있다. 둘 모두 해결사 기질이 있어 승부처 한방을 기대할 수도 있다.

관건은 ‘둘의 공존이 가능한가’다. 허훈과 이대성 모두 볼을 길게 만지면서 플레이하는 스타일이다. 농구 특성상 두 명 이상 선수가 볼을 오래 끌게 되면 흐름이 정체된다. 결국 한 명은 자신의 스타일을 바꿔야 한다. 지난 시즌 이대성은 KCC에서 마찬가지로 볼을 오래 갖고 있는 유형인 이정현(33)과 공존에 실패한 바 있다. KT에 가게 된다면 비슷한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

삼성으로 간다면 2번보다는 1번(포인트가드)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 시즌 주전 포인트가드로 자리 잡은 천기범(26)이 입대하기 때문이다. 1번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는 이동엽(26), 김광철(26) 정도다. 둘 다 붙박이 주전으로는 다소 약하다. 이대성이 합류한다면 확실한 주전 가드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KT로 옮겼을 때에 비해 플레이에서 자유도도 보장된다. 삼성에서는 볼을 오래 갖고 플레이하는 선수가 드물다. 그나마 이관희(32) 정도가 해당 유형이다. 이관희도 FA 자격을 얻었기에 이적할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되면 앞 선은 사실상 이대성의 놀이터(?)가 된다. 그만큼 자신이 하고 싶은 플레이를 맘껏 할 수 있다.

결국 선택은 이대성의 몫이다. 그리고 위에 가정한 KT와 삼성 외에 다른 두 글자 팀일 수도 있다. 어쨌든 이적은 기정사실화됐다.

김준희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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