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복지부 ‘복수차관제’ 도입…미래 감염병 위협 대비
감염병 전문병원·국립 감염병연구소 추진도

[한스경제=홍성익 보건복지전문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취임 3주년 기념 대국민 특별연설에서 현재 보건복지부 소속기관인 질병관리본부(질본)를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하겠다고 밝힌 것은 향후 감염병 위기에도 적극 대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를 찾아 정은경 본부장(맨 왼쪽) 등 질본 직원들을 격려하는 모습./제공= 연합뉴스

특히, ‘코로나19’가 국내를 강타한 가운데 감염병 관련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에 차관을 한 명 더 늘리는 방안도 추진된다. 1차관과 2차관을 두어 보건의료분야 전문성을 강화하고 올 가을이나 겨울철 ‘코로나 2차 대유행’도 대비한다는 포석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취임 3주년 대국민 특별연설에서 “방역시스템을 더욱 보강해 세계를 선도하는 확실한 '방역 1등 국가'가 되겠다”며 “질본을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해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문 인력을 확충하고 지역체계도 구축해 지역의 부족한 역량을 보완하겠다”며, “국회가 동의한다면 복지부에 복수차관 제도를 도입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복지부 복수차관제도 도입은 그간 보건의료 행정분야에서 지속적으로 필요성이 제기돼 온 이슈다. 보건의료 분야가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의료체계, 치료·의약품 등 세부 내용이 전문성을 띄고 있어 행정적인 면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올해 총선 공약 중 질병관리본부의 ‘청’ 승격과 복지부 내 복수차관제도 도입을 내걸기도 했다. 향후 복지부 복수차관제 도입안이 국회에서 의결되면 보건의료분야의 전문가가 새로 생긴 차관직에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이와 함께 “감염병 전문병원과 국립 감염병연구소 설립도 추진하겠다. 공공보건의료 체계와 감염병 대응 역량을 획기적으로 강화해 보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공보건의료 체계와 감염병 대응역량을 획기적으로 강화해 보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겠다. 전문가들이 올해 가을 또는 겨울로 예상하는 2차 대유행에 대비하려면 매우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세계표준이 된 'K-방역'은 예기치 않은 집단감염이 발생해도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방역·의료체계와 경험을 갖춘 수준이지만 방역시스템을 더욱 보강하는 차원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설명이다.

문 대통령이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2차 대유행에도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언급한 것은 유행하는 질병의 시대 변화에 맞춰 질본의 역량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의미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오늘날 질본이 코로나19 확산 초기 효과적으로 방역에 성공한 데에는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때 얻은 교훈이 바탕이 됐듯, 미래 감염병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의 일환으로 조직을 키우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 중에서 복지부 소속기관인 질본을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하겠다는 방침을 거론한 것은 질본의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독립성 보장이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른 선택으로 풀이된다.

상급 조직인 복지부의 통제에서 벗어나 자율적이면서도 전문적으로 감염병 분야의 연구와 대응에 힘을 쏟을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장하겠다는 의지가 아니겠냐는 것이다.

참여정부 초기인 2003년 12월 정부조직법 개정에 따라 2004년부터 출범한 질본은 전신인 국립보건원을 확대·개편하는 방식으로 이뤄진 뒤 16년 간 복지부 소속기관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이라는 이름으로 외청으로 분리할 경우, 인력 확충은 물론 복지부로부터 자유로운 독립기관 형태로 감염병에 대한 연구를 전문적으로 수행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은 또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 개척을 위한 바이오헬스 및 비대면 의료서비스를 육성하고, ‘한국판 뉴딜’에서 의료의 공공성을 충분히 확보하겠다고도 말했다. 선도형 경제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개척하겠다는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이어 “바이오 분야의 경쟁력과 가능성이 확인됐다. 우리는 비대면 의료서비스와 온라인 교육, 온라인 거래, 방역과 바이오산업 등 포스트 코로나 산업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며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 등 3대 신성장 산업을 더욱 강력히 육성해 미래먹거리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홍성익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